강남을 與 박수민 "이재명 '기본소득' 보고 출마…경제 해법 보여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본 소득’론이 득세하는 걸 보고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민·관·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경제 비전을 제시하겠습니다.”

4일 박수민 국민의힘 강남을 후보(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무작정 현금을 뿌려 경제를 살리자는 정치는 위험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동과 투자 등 본인 노력을 통해 얻는 소득이 ‘기본소득’인데,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흔드는 발상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국회에는 해법과 진로를 제시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를 거친 그는 대통령실 근무 시절엔 UAE(아랍에미리트) 유전 공동개발 사업을 이끌어냈다. 이후 민간에서는 유럽부흥개발은행(ERBD) 이사,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이 첫 시행한 국민추천제를 통해 강남을 후보로 확정됐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1문 1답.

▶경제 전문가로서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기본 소득' 같은 걸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자유 시장 경제에서는 자유 경제 활동을 통해 얻는 월급, 배당, 투자소득 같은 것들이 기본 소득이고 정부가 도와준다면 그건 부차적인 소득이다. 그런데 기본소득은 이를 뒤집는 개념이다.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스스로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들도 커졌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갑자기 기본소득이 힘을 받는 것 같은데, 이건 개념의 역전이다.

사회주의 이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각자가 도전하고 노력해서 소득을 얻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혁신도 생긴다. 그렇게 해서 나라의 부를 키우고, 그 과정에서 어려운 사람은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것이 올바른 사회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추천제라는 제도가 시행됐고 주변 후배들이 출마를 권유했다. 그래서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정치인으로서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기재부에서는 예산 편성, 구조 개혁 등을 맡았고 중동에 유전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직접 따냈다. 유럽개발부흥은행에서는 각 국가의 대표들과 직접 의견을 나누며 사실상 '금융 외교'를 경험했다. 창업까지 했으니 민·관·글로벌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경험을 했다고 자부한다.

최근 모든 사회의 문제들도 한 분야의 전문성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예를 들어 큰 개발 프로젝트에는 정부와 민간 사업자, 금융 기관이 함께 들어간다. 이런 다양한 주체가 얽힌 문제를 관리하고 풀어내기에 적합한 경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출마한 강남을 지역구의 현안은

"강남을에 산 적은 없지만 직장 생활 등으로 평생을 강남 생활권에 있었다. 강남을은 강남 3구에서도 가장 복잡한 문제를 갖고 있는 곳이다. 단순히 잘 사는 '강남'이 아니다. 구룡마을도 있고, 일원동에는 임대 아파트 지구도 많다. 대한민국 양극화의 축소판 같은 지역이다. 연령대도 신혼부부부터 노령층까지 너무나 다양하다. 교통, 재건축, 주거,사회안전망, 교육까지 모든 분야에 양극화가 심각하다."

▶지역구 발전을 위해 어떤 공약을 내세웠나

"낙후된 곳이 많아 개발의 속도가 중요하다. 우선 개포·수서·세곡·일원동 재건축을 신속하게 추진할 생각이다. 개포는 일부 재건축이 됐지만, 여전히 멈춰있는 곳이 많다. 인허가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업이 경제성을 갖춰야 한다. 사업성이 있는 재건축 계획을 마련해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

교통망도 촘촘하게 확충하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역만 만들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주민 수요에 맞춰야 한다. GTX 구룡초사거리역, 포이사거리역, 자곡역, 세곡사거리역을 신설해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줄여나갈 생각이다. 또 사회복지관, 장애인 복지관, 돌봄 시설 등어 부족한 사회 안전망도 확보해 나갈 것이다."
강남을 與 박수민 "이재명 '기본소득' 보고 출마…경제 해법 보여줄 것"
▶최근 국민의힘이 민생·경제 관련 공약을 많이 내놨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갈등의 정치가 수그러들고, 선거를 코앞에 두고서나마 정책의 정치가 시작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공격만 하는 대신 더 나은 국민의 삶과 해법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당에서 세자녀 가구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놨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치권이 토론을 통해 실제 정책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섯 아이의 아빠인데, 저출생 해소 정책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국회에 입성하면 반드시 바꾸고 싶은 게 저출생 관련 정책이다. 정부 정책은 최근 다자녀 가구를 지원하자는 차원인데, 이를 넘어서서 첫 자녀 출산 전후로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를 낳아서 행복해야 둘째, 셋째를 낳는다. 나는 힘들어도 아이가 예뻐서 다섯까지 낳게 됐다. 우선 첫째를 낳는 행복을 알 수 있도록 결혼하기 쉽게 해줘야 하고, 또는 결혼을 하지 않아도 출산을 지원해야 한다. 첫째 출산을 하면 산후 조리를 포함해 첫 순간 부터 지원하는 정책이 진짜 저출생 해소 정책이다.

▶유권자들이 박수민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교통, 주택, 사회복지, 교육 등 네 가지 문제가 복합된 강남을이다. 복합적인 문제 해결의 적임자가 누군지 생각해 봐 달라. 지켜봐 주시고 직접 냉정하게 비교해 달라. 제가 더 낫다는 판단이 든다면, "저를 채용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글=정소람/사진=임대철 한경미디어랩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