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8년 만의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에 패해 준우승
오기노 OK금융그룹 감독 "대한항공 4연패 축하…저희보다 좋은 팀 인정"
'OK만의 배구'로 챔프전 선전…오기노 감독 "다음 시즌에 설욕"
대한항공의 프로배구 사상 첫 4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마무리된 2023-2024시즌 남자부에서 OK금융그룹은 반짝반짝 빛나는 '명품 조연'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체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한항공에 시리즈 전적 3전 전패로 밀렸지만, 오기노 마사지 감독 체제에서 'OK만의 배구' 색채를 드러내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OK금융그룹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세트 점수 2-3으로 역전패했다.

경기를 앞두고 오기노 감독은 "오늘이 마지막이 되더라도, 선수들이 'OK다운 배구'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고, OK금융그룹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대한항공을 위협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오기노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고맙다.

타이트한 스케줄에도 열심히 했다.

파이널까지 온 것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이라며 "패배는 감독 책임이다.

대한항공 선수층이 두꺼운 걸 느꼈다.

저희보다 한 수, 두 수는 위라는 걸 인정한다"고 말했다.

'OK만의 배구'로 챔프전 선전…오기노 감독 "다음 시즌에 설욕"
이어 "다음 시즌에는 복수할 수 있도록 팀을 만들겠다.

이번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OK금융그룹을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오기노 감독은 범실 위험을 안고 시도해야 하는 강서브를 포기하는 대신 짜임새 있는 리시브로 반격을 노리는 배구를 시도했다.

또한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에게 집중되던 공격을 분산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시즌 중반에는 이러한 방침에 조금씩 변화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OK금융그룹은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한 채 시즌을 마쳤다.

레오는 이날 역대 챔피언결정전 5호 트리플크라운(한 경기에 후위 공격·블로킹·서브 각각 3득점 이상)을 달성하는 등 33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삼성화재에서 뛰던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레오는 결국 '제2의 로버트랜디 시몬(등록명 시몬)'이 되지 못했다.

'OK만의 배구'로 챔프전 선전…오기노 감독 "다음 시즌에 설욕"
시몬은 OK저축은행의 유일한 두 차례 우승인 2014-2015, 2015-2016시즌 맹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다.

레오의 활약에도 끝내 대한항공을 넘지 못한 OK금융그룹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레오의 뒤를 확실하게 받칠 선수를 찾아야 한다.

오기노 감독은 "선수들이 새로운 시스템에서 배구했다.

범실로 점수를 너무 간단히 주면 안 된다는 걸 알았으면 했다.

제 방침에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며 "우리가 V리그에서 다른 배구를 보여준 듯하다.

(다음 시즌에는) 수정할 부분은 수정해서 저희 배구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OK금융그룹은 아직도 기량이 성장 중인 젊은 팀이다.

오기노 감독은 "모든 선수가 올 시즌 성장했다.

엔트리에 들어 온 선수와 아닌 선수 모두 같은 메뉴로 훈련했다"며 "후보 선수 기량이 올라와야 주전 선수 기량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기노 감독은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를 축하드린다"며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인터뷰장을 떠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