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살 메켈레, RCO와 함께 시카고 심포니까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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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디엄은 더 이상 노장(老將)의 전유물이 아니다.”
2022년 당시 26세에 불과했던 젊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8)가 ‘세계 3대 악단’으로 꼽히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차기 상임지휘자로 내정됐을 때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서 나온 얘기다. ‘클래식 세대교체’를 이뤄냈다는 평을 듣는 핀란드 출신 명지휘자 메켈레가 또 하나의 놀랄 만한 기록을 세웠다. 133년 전통의 미국 명문 악단인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지휘자 메켈레를 차기 음악감독으로 임명하면서다. 이에 따라 메켈레는 2027년 31세의 나이로 CSO 역사상 최연소 음악감독으로 취임한다. 임기는 5년이다. RCO 상임지휘자로서의 활동 기간도 2027년부터 5년간이다.
▶▶▶[인물 DB] 핀란드 출신 지휘 거장 클라우스 메켈레
메켈레는 뉴욕타임스(NYT)가 “그 세대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지휘자”라고 평할 정도로 짧은 기간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젊은 거장이다. ‘지휘 강국’으로 꼽히는 핀란드 출신인 그가 처음 잡은 악기는 첼로였으나, 열두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지휘 공부를 시작하면서 마에스트로의 꿈을 키웠다. 핀란드 명문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지휘와 첼로를 전공했고, 지휘 거장 요르마 파눌라를 사사했다. 파눌라는 에사 페카 살로넨, 사카리 오라모 등 세계적인 지휘자를 길러낸 명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켈레가 지휘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한 건 2017년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 공연의 포디엄에 오르면서부터다. 그의 천재적 재능이 세상에 드러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20년 노르웨이 명문 악단인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발탁된 메켈레는 이듬해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자리까지 꿰차면서 ‘젊은 지휘 거장의 탄생’을 알렸다. 영국 더타임스는 메켈레를 향해 “모든 음을 신선하게 상상하길 즐기는 지휘자”라고 호평했다.
▶▶▶[과거 한경 인터뷰]27세에 세계 제패한 지휘자 메켈레 "일단 들으면 인정하게 될 겁니다"
‘클래식 황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강한 카리스마로 악단을 휘어잡는 지휘자였다면, 메켈레는 포용과 경청으로 연주자들의 마음을 아우르는 지휘자다. 그와 호흡해본 연주자들은 “메켈레의 지휘에 독단적인 순간은 단 한 번도 없다” “그와 함께 음악을 만드는 건 언제나 기대되는 일” 등의 표현으로 메켈레의 지휘 스타일을 알려줬다. CSO 부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유 유안칭은 “메켈레와 연주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작품의 전체 이야기를 내레이션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메켈레의 지휘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혹적이고, 그 아래에서 오케스트라는 내내 훌륭한 소리를 만들어냈다”며 “단원들은 단번에 ‘메켈레가 보기 드문 천재’란 걸 확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메켈레는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파리 오케스트라 수장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메켈레는 “2027~2028년 시즌부터 나의 주요 임무는 CSO, RCO와의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며 “오슬로 필, 파리 오케스트라에서의 공식 임기를 마친 뒤 두 악단으로 돌아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2022년 당시 26세에 불과했던 젊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8)가 ‘세계 3대 악단’으로 꼽히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차기 상임지휘자로 내정됐을 때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서 나온 얘기다. ‘클래식 세대교체’를 이뤄냈다는 평을 듣는 핀란드 출신 명지휘자 메켈레가 또 하나의 놀랄 만한 기록을 세웠다. 133년 전통의 미국 명문 악단인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지휘자 메켈레를 차기 음악감독으로 임명하면서다. 이에 따라 메켈레는 2027년 31세의 나이로 CSO 역사상 최연소 음악감독으로 취임한다. 임기는 5년이다. RCO 상임지휘자로서의 활동 기간도 2027년부터 5년간이다.
▶▶▶[인물 DB] 핀란드 출신 지휘 거장 클라우스 메켈레
2027년부터 RCO·CSO 동시 지휘
2일(현지시간) CSO는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메켈레를 차기 음악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CSO는 게오르그 솔티, 다니엘 바렌보임 등 전설적인 지휘 거장이 이끌어온 악단이다. 이탈리아 출신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가 메켈레의 전임자다. 13년간 CSO를 이끈 지휘자 무티는 지난해 음악감독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금은 CSO의 종신 명예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메켈레는 CSO 차기 음악감독으로 지명된 것과 관련해 “뛰어난 재기, 힘, 열정을 겸비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여정을 시작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메켈레는 뉴욕타임스(NYT)가 “그 세대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지휘자”라고 평할 정도로 짧은 기간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젊은 거장이다. ‘지휘 강국’으로 꼽히는 핀란드 출신인 그가 처음 잡은 악기는 첼로였으나, 열두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지휘 공부를 시작하면서 마에스트로의 꿈을 키웠다. 핀란드 명문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지휘와 첼로를 전공했고, 지휘 거장 요르마 파눌라를 사사했다. 파눌라는 에사 페카 살로넨, 사카리 오라모 등 세계적인 지휘자를 길러낸 명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켈레가 지휘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한 건 2017년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 공연의 포디엄에 오르면서부터다. 그의 천재적 재능이 세상에 드러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20년 노르웨이 명문 악단인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발탁된 메켈레는 이듬해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자리까지 꿰차면서 ‘젊은 지휘 거장의 탄생’을 알렸다. 영국 더타임스는 메켈레를 향해 “모든 음을 신선하게 상상하길 즐기는 지휘자”라고 호평했다.
“지휘자는 작곡가를 위한 일꾼”
메켈레는 작품 분석력과 이해도, 음악적 완성도가 뛰어난 지휘자로 손꼽힌다. 그는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휘자는 작곡가를 대신해 그의 음악을 현실로 불러내는, 작곡가를 위한 일꾼(servant)”이라며 “지휘자는 리허설에서 보여주는 모든 해석과 움직임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실히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과거 한경 인터뷰]27세에 세계 제패한 지휘자 메켈레 "일단 들으면 인정하게 될 겁니다"
‘클래식 황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강한 카리스마로 악단을 휘어잡는 지휘자였다면, 메켈레는 포용과 경청으로 연주자들의 마음을 아우르는 지휘자다. 그와 호흡해본 연주자들은 “메켈레의 지휘에 독단적인 순간은 단 한 번도 없다” “그와 함께 음악을 만드는 건 언제나 기대되는 일” 등의 표현으로 메켈레의 지휘 스타일을 알려줬다. CSO 부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유 유안칭은 “메켈레와 연주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작품의 전체 이야기를 내레이션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메켈레의 지휘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혹적이고, 그 아래에서 오케스트라는 내내 훌륭한 소리를 만들어냈다”며 “단원들은 단번에 ‘메켈레가 보기 드문 천재’란 걸 확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메켈레가 지휘한 ‘합창’ 조회수 600만
메켈레의 영입으로 CSO, RCO에는 적잖은 변화가 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먼저 메켈레가 ‘지휘계 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젊은 클래식 팬층을 자랑하는 음악가인 만큼, 새로운 관객층 유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그가 지휘한 오슬로 필하모닉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620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메켈레의 광범위한 레퍼토리 소화력도 악단의 공연 프로그램 확장을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메켈레는 이날 NYT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음악 작곡가들에게 새로운 작품을 위촉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메켈레는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파리 오케스트라 수장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메켈레는 “2027~2028년 시즌부터 나의 주요 임무는 CSO, RCO와의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며 “오슬로 필, 파리 오케스트라에서의 공식 임기를 마친 뒤 두 악단으로 돌아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