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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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방산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하며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진데다, 최근 정부가 수출지원에 적극 나선 점도 방산주 주가를 들어 올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방산주들을 담은 ‘ARIRANG K방산Fn’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3월4일~29일) 8.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3.95%)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방산주 상승세가 더 두드러졌다. LIG넥스원은 지난달 24.5% 상승해 주요 방산주 중 가장 상승폭이 컸다. 방산주 대장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같은 기간 9.07% 올랐다. 이밖에도 현대로템(10.01%), 풍산(17.03%), 한화오션(16.95%) 등도 지난달 강세였다.

러시아 대선을 전후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방산주들이 다시 들썩였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17일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러시아 최초로 5선 기록을 세웠다. 푸틴은 당선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나토와 충돌 시 3차대전도 멀지 않았다”며 서방 국가들을 견제했다. 당선 후 불과 4일만인 지난달 21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테러 사태도 우·러 전쟁을 더욱 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라스노고르스크 한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 테러가 발생해 130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하자 러시아는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스스로 배후임을 밝혔지만, 러시아 당국은 오히려 테러 복수를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우크라·러 전쟁 다시 격화하자 방산주 '들썩'…"장기 상승추세 탄탄"
방산주 수출 지원에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호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획재정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 지분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수출입은행에 2조원가량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다. 수은의 금융 지원 여력을 확대해 방산업계의 폴란드 수출 계약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외국인도 지난달 방산주를 대거 사들였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1412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은 1500억원, 현대로템을 1204억원어치 각각 사들였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방산주 상승세는 중장기 관점의 성장 기대를 당겨 반영하고 있지만 그만큼 안보 불안이 가중되었음을 의미한다”며 “단기 변동성에는 대비해야겠지만 장기적 상승 랠리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