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구원투수' UBS 주가 파죽지세…내년에도 25% 더 뛴다는데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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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종목 집중탐구
CS 인수 이후 주가 급등…두 배 상승 전망도
‘부메랑 CEO’ 에르모티, 유럽 연봉킹 올라
스위스 최대 은행 UBS 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고금리 수혜와 함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에 따른 실적 개선과 구조조정 효과로 1년 새 50%에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내면서다.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약 135조원)를 돌파했고, 세르조 에르모티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금융업계 연봉 1위에 등극했다.
시장에선 내년에도 UBS 주가가 25% 넘게 오를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온다. UBS는 올해 2분기 말까지 CS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뒤 자산관리 부문에 집중해 모건스탠리를 따라잡겠다는 목표에 집중할 계획이다.
UBS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이익(NII) 증대 효과를 본 은행주 중 하나로 꼽힌다. CS의 자산이 통합되면서 영업이익이 비정상적인 급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UBS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278억달러(약 38조원)로, 전년(96억달러)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구조조정 비용 탓에 3분기부터는 6년 만에 첫 순손실을 냈지만, 4분기 손실액을 시장 예상을 밑도는 수준으로 줄이며 개선 흐름을 보였다. 이 은행은 내년 1분기 흑자전환을 공언했다. CS 인수 이후 중단했던 자사주 매입을 재개하는 등 일련의 주주환원 정책도 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UBS는 지난 3일부터 향후 2년간 18억유로(약 2조60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했다. 매입 규모는 2021년(45억달러), 2022년(60억달러) 등 과거에 못 미치지만, 2026년까지 기존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오는 5월부터 배당금을 27% 인상하겠다는 계획도 더해졌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줄리아 오로라 미오토 애널리스트는 UBS 주가가 내년에도 25% 넘게 뛸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올해부터 주요국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내년부터 인수·합병(M&A)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거란 계산에서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목표주가 33스위스프랑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중 가장 높다. 평균 목표주가는 27.99달러에 형성돼 있다.
이밖에 스웨덴 행동주의 투자자인 세비안캐피털도 작년 말 UBS 지분 1.3%(12억유로 상당)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 지분 매입 당시 세비안은 UBS 주가가 3~5년 내로 50스위스프랑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모건스탠리 등 월가의 경쟁자들을 따라잡아 세계 최대 WM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게 에르모티 CEO가 세운 성장 전략의 핵심 줄기다.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측정된 UBS의 기업가치는 미 은행들에 비해선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에르모티 CEO는 “미국 시장이 훨씬 더 큰데도 불구하고 UBS에는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완전히 활용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미국에서 더 나은 입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르모티는 CS와의 실질적인 통합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2026년 말까지 CEO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컴 켈러허 UBS 회장은 최근 발표한 에르모티 CEO와의 공동 서한에서 “에르모티는 CS 통합 절차가 모두 완료될 때까지 UBS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1~2020년 이후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에르모티는 노르웨이국부펀드 CEO인 니콜라이 탕겐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UBS에 대한 충성심과 스위스에 대한 소명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에르모티는 2026년까지 130억달러(약 18조원)의 비용을 절감, 재무 구조 최적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작년 한 해 감원 규모는 1만6000명을 웃돌았으며, 앞으로도 수만 명이 추가로 해고될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본토벨의 안드레아스 벤디티 애널리스트는 “UBS가 장기 재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면 현 기업가치 수준에서 UBS 주가에는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CS 인수 작업에 소요된 비용은 47억달러(약 6조3000억원)로 집계된다.
UBS는 상여금 규모도 14% 축소했다. 그러나 에르모티 CEO에는 1440만스위스프랑(약 214억원)의 보수를 지급하며 그를 유럽 은행업계 ‘연봉킹’에 올려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시총 상위 10개 유럽 은행 중 최고 수준이다. 아나 보틴 산탄데르은행 회장(1320만달러·약 178억원), 노엘 퀸 HSBC CEO(1060만달러·약 14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UBS 이사회는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UBS 역사상 가장 결정적이었던 한 해 동안 에르모티는 뛰어난 성과를 냈고, 우선순위에 놓인 (CS와의) 통합 작업에도 강력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CS 인수 이후 주가 급등…두 배 상승 전망도
‘부메랑 CEO’ 에르모티, 유럽 연봉킹 올라
스위스 최대 은행 UBS 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고금리 수혜와 함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에 따른 실적 개선과 구조조정 효과로 1년 새 50%에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내면서다.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약 135조원)를 돌파했고, 세르조 에르모티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금융업계 연봉 1위에 등극했다.
시장에선 내년에도 UBS 주가가 25% 넘게 오를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온다. UBS는 올해 2분기 말까지 CS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뒤 자산관리 부문에 집중해 모건스탠리를 따라잡겠다는 목표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가 50% 뛰며 시총 1000억달러 돌파
2일(현지시간) UBS 주가는 지난해 3월 CS 인수 이후 현재까지 48%가량 올랐다. UBS 주가가 27스위스프랑을 넘어선 건 2008년 5월 이후 약 16년 만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UBS 시총은 지난달 중순께 1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UBS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이익(NII) 증대 효과를 본 은행주 중 하나로 꼽힌다. CS의 자산이 통합되면서 영업이익이 비정상적인 급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UBS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278억달러(약 38조원)로, 전년(96억달러)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구조조정 비용 탓에 3분기부터는 6년 만에 첫 순손실을 냈지만, 4분기 손실액을 시장 예상을 밑도는 수준으로 줄이며 개선 흐름을 보였다. 이 은행은 내년 1분기 흑자전환을 공언했다. CS 인수 이후 중단했던 자사주 매입을 재개하는 등 일련의 주주환원 정책도 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UBS는 지난 3일부터 향후 2년간 18억유로(약 2조60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했다. 매입 규모는 2021년(45억달러), 2022년(60억달러) 등 과거에 못 미치지만, 2026년까지 기존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오는 5월부터 배당금을 27% 인상하겠다는 계획도 더해졌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줄리아 오로라 미오토 애널리스트는 UBS 주가가 내년에도 25% 넘게 뛸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올해부터 주요국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내년부터 인수·합병(M&A)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거란 계산에서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목표주가 33스위스프랑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중 가장 높다. 평균 목표주가는 27.99달러에 형성돼 있다.
이밖에 스웨덴 행동주의 투자자인 세비안캐피털도 작년 말 UBS 지분 1.3%(12억유로 상당)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 지분 매입 당시 세비안은 UBS 주가가 3~5년 내로 50스위스프랑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모건스탠리 따라잡자”…WM 부문 성장 여력 커
미오토 애널리스트는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UBS 자산관리(WM)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에르모티 CEO는 실제로 2028년까지 WM 부문의 관리 자산 규모를 5조달러(약 6747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CS 인수를 기점으로 UBS의 WM 자산 규모는 3조4000억달러까지 커진 상태다. 작년 한 해 동안 WM와 프라이빗뱅킹(PB) 부문에만 770억달러(약 104조원)가 순유입됐다.“모건스탠리 등 월가의 경쟁자들을 따라잡아 세계 최대 WM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게 에르모티 CEO가 세운 성장 전략의 핵심 줄기다.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측정된 UBS의 기업가치는 미 은행들에 비해선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에르모티 CEO는 “미국 시장이 훨씬 더 큰데도 불구하고 UBS에는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완전히 활용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미국에서 더 나은 입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르모티는 CS와의 실질적인 통합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2026년 말까지 CEO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컴 켈러허 UBS 회장은 최근 발표한 에르모티 CEO와의 공동 서한에서 “에르모티는 CS 통합 절차가 모두 완료될 때까지 UBS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1~2020년 이후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에르모티는 노르웨이국부펀드 CEO인 니콜라이 탕겐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UBS에 대한 충성심과 스위스에 대한 소명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에르모티는 2026년까지 130억달러(약 18조원)의 비용을 절감, 재무 구조 최적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작년 한 해 감원 규모는 1만6000명을 웃돌았으며, 앞으로도 수만 명이 추가로 해고될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본토벨의 안드레아스 벤디티 애널리스트는 “UBS가 장기 재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면 현 기업가치 수준에서 UBS 주가에는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CS 인수 작업에 소요된 비용은 47억달러(약 6조3000억원)로 집계된다.
UBS는 상여금 규모도 14% 축소했다. 그러나 에르모티 CEO에는 1440만스위스프랑(약 214억원)의 보수를 지급하며 그를 유럽 은행업계 ‘연봉킹’에 올려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시총 상위 10개 유럽 은행 중 최고 수준이다. 아나 보틴 산탄데르은행 회장(1320만달러·약 178억원), 노엘 퀸 HSBC CEO(1060만달러·약 14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UBS 이사회는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UBS 역사상 가장 결정적이었던 한 해 동안 에르모티는 뛰어난 성과를 냈고, 우선순위에 놓인 (CS와의) 통합 작업에도 강력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