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차지호 "오산에 AI 클러스터 만들 것…서울대·KAIST도 찾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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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일주일 앞둔 지난 3일,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경기 오산 오색시장엔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민들에게 연신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 이미 한 시간 넘게 비를 맞아 머리는 쫄딱 젖었다. 쑥과 미나리를 파는 상인은 "잘 되겄지"라며 격려했고, 차 후보는 "오늘 너무 목청이 커서 죄송했다"며 "유세 현장이 너무 시끄러워 장사에 방해가 됐겠다"고 사과를 건넸다. 정육점 주인은 "고기나 좀 팔아주세요"라며 화답했다.
옆에선 아내 이연서 씨가 뛰어다니며 유세를 도왔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명함을 돌리는 이 씨를 보며 차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저정도로 열정적인 총선 후보 배우자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경기 오산에 출사표를 던진 차 후보는 이날 기자와 만나 "오산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도시로 만드는 청사진을 그리겠다"고 했다.
오산은 안민석 의원이 내리 5선을 지낼 정도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린다. 안 의원이 컷오프되면서 이 지역에 정치 신인인 차 후보가 전략공천됐다. 다만 최근엔 접전 양상이다. 국민의힘에선 스타 강사 출신 김효은(레이나) 후보가 나선다. 80년대생 '젋은 피' 간 맞대결이다. 경기신문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 후보는 44.9%, 김 후보는 42.3%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내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무선 ARS 98.2%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 유선 ARS 1.8% 유선전화번호 RDD 비율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접전 승부답게 이날 두 후보 캠프 간 신경전도 오갔다. 오색시장 입구에서 먼저 유세를 마치고 돌아가던 김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김효은' '김효은'을 외치자 차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차지호'로 맞받아쳤다. 신호를 기다리던 마을버스 안 승객이 차창 밖으로 '브이' 손가락을 하며 2번을 찍겠다고 웃자 차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검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1번'이라고 입을 뻐끔거리기도 했다. 민주당 영입인재 '25호'인 차 후보는 의사 출신이다. 의대 졸업 뒤엔 유학길에 올라 옥스퍼드대 난민학 석사, 존스홉킨스대 국제보건학 박사를 땄다. 하지만 평범한 의사의 삶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하나원 공중보건의 재직 당시 탈북자들을 진료하며 난민학 연구에 관심을 가졌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우간다 등을 다니며 난민을 돌보는 일을 했다.
그는 "국경없는의사회에 있을 때 한 동료가 '과거의 정치적 실패'가 빚은 현재의 문제점을 메우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한 적이 있다"면서 "이 때 결국 정치를 고쳐야 미래를 바꿀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정치권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차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경기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 중 재산이 가장 적다. 신고된 그의 재산은 마이너스(-) 6400만원이다. 의사로서 부유한 인생을 살 수 있었지만, 다른 선택을 한 데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인도주의 활동을 하면서 재산이 많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차 후보는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기도 하다. 스스로를 '미래학자'라고 평가한다. 지난 2월 KAIST 졸업식에서 있었던 이른바 '입틀막' 사건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긴 호흡으로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는 정권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과거 수사만 해온 검찰 정권답게 대한민국 미래에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면서 "다가올 변화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정치엔 이게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차 후보는 또 현 정권에 대해 "질문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질문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전문가로 참여했을 때, 유족과 피해자를 목소리가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윤석열 정권의 비정한 행태를 보고 좌절했다"며 "채상병 순직 사건 등 일련의 다른 정치적 사건들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지역구인 오산에 대해서는 "인재를 키우기에 최적인 곳"이라고 분석했다. 차 후보는 "첨단 산업들이 빼곡하게 있는 경기 남부의 지리적 중심지이기도 하고, 서울 수도권과의 접근성들을 봤을 때 인재 양성에 매우 적합하다"며 "그래서 인공지능(AI) 산업이 오산에 제격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산에 글로벌 AI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인재와 자원이 오산에 흘러오게 만들고, 그 경제적, 사회적 효과들이 지역 전체로 퍼질 수 있게 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차 후보는 "KAIST·포스텍·서울대 등 국내와 해외 유수 대학은 물론 카카오브레인 같은 굴지의 첨단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오산을 찾아오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차 후보는 미래학자답게 국회에 입성한다면 미래 의제를 주도하는 그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다가올 미래 위기들은 동시복합적인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미래위원회 같은 상설상임위를 두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오산=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옆에선 아내 이연서 씨가 뛰어다니며 유세를 도왔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명함을 돌리는 이 씨를 보며 차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저정도로 열정적인 총선 후보 배우자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경기 오산에 출사표를 던진 차 후보는 이날 기자와 만나 "오산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도시로 만드는 청사진을 그리겠다"고 했다.
오산은 안민석 의원이 내리 5선을 지낼 정도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린다. 안 의원이 컷오프되면서 이 지역에 정치 신인인 차 후보가 전략공천됐다. 다만 최근엔 접전 양상이다. 국민의힘에선 스타 강사 출신 김효은(레이나) 후보가 나선다. 80년대생 '젋은 피' 간 맞대결이다. 경기신문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 후보는 44.9%, 김 후보는 42.3%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내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무선 ARS 98.2%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 유선 ARS 1.8% 유선전화번호 RDD 비율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접전 승부답게 이날 두 후보 캠프 간 신경전도 오갔다. 오색시장 입구에서 먼저 유세를 마치고 돌아가던 김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김효은' '김효은'을 외치자 차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차지호'로 맞받아쳤다. 신호를 기다리던 마을버스 안 승객이 차창 밖으로 '브이' 손가락을 하며 2번을 찍겠다고 웃자 차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검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1번'이라고 입을 뻐끔거리기도 했다. 민주당 영입인재 '25호'인 차 후보는 의사 출신이다. 의대 졸업 뒤엔 유학길에 올라 옥스퍼드대 난민학 석사, 존스홉킨스대 국제보건학 박사를 땄다. 하지만 평범한 의사의 삶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하나원 공중보건의 재직 당시 탈북자들을 진료하며 난민학 연구에 관심을 가졌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우간다 등을 다니며 난민을 돌보는 일을 했다.
그는 "국경없는의사회에 있을 때 한 동료가 '과거의 정치적 실패'가 빚은 현재의 문제점을 메우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한 적이 있다"면서 "이 때 결국 정치를 고쳐야 미래를 바꿀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정치권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차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경기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 중 재산이 가장 적다. 신고된 그의 재산은 마이너스(-) 6400만원이다. 의사로서 부유한 인생을 살 수 있었지만, 다른 선택을 한 데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인도주의 활동을 하면서 재산이 많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차 후보는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기도 하다. 스스로를 '미래학자'라고 평가한다. 지난 2월 KAIST 졸업식에서 있었던 이른바 '입틀막' 사건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긴 호흡으로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는 정권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과거 수사만 해온 검찰 정권답게 대한민국 미래에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면서 "다가올 변화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정치엔 이게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차 후보는 또 현 정권에 대해 "질문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질문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전문가로 참여했을 때, 유족과 피해자를 목소리가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윤석열 정권의 비정한 행태를 보고 좌절했다"며 "채상병 순직 사건 등 일련의 다른 정치적 사건들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지역구인 오산에 대해서는 "인재를 키우기에 최적인 곳"이라고 분석했다. 차 후보는 "첨단 산업들이 빼곡하게 있는 경기 남부의 지리적 중심지이기도 하고, 서울 수도권과의 접근성들을 봤을 때 인재 양성에 매우 적합하다"며 "그래서 인공지능(AI) 산업이 오산에 제격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산에 글로벌 AI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인재와 자원이 오산에 흘러오게 만들고, 그 경제적, 사회적 효과들이 지역 전체로 퍼질 수 있게 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차 후보는 "KAIST·포스텍·서울대 등 국내와 해외 유수 대학은 물론 카카오브레인 같은 굴지의 첨단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오산을 찾아오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차 후보는 미래학자답게 국회에 입성한다면 미래 의제를 주도하는 그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다가올 미래 위기들은 동시복합적인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미래위원회 같은 상설상임위를 두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오산=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