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3월 20일(현지 시간) 애리조나주에 있는 인텔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를 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3월 20일(현지 시간) 애리조나주에 있는 인텔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를 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 등이 지배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든 인텔(INTC)이 지난 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약 70억달러(9조 4,5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인텔 주가는 5.4%급락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새로운 사업부인 인텔 파운드리가 2023년에 매출 189억달러(25조5,100억원)와 영업손실 70억달러(9조4,500억원) 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도 275억달러(37조1,200억원)보다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도 52억달러에서 70억달러로 확대됐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을 인텔의 나머지 부분과 분리해서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전략하에 사업부로 운영해왔다. 파운드리 사업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함에 따라 수십억 달러의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회사는 “필요한 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손실이 최고에 달한 후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의 최고경영자(CEO)인 펫 겔싱어는 파운드리 사업부가 “지금부터 2030년 말”까지 중간 정도 시점에는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리 산업으로 알려진 아웃소싱 칩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인텔 역사상 가장 큰 변화중 하나이며 미국 영토내에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미국 정부의 산업전략이 지향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인텔의 최고경영자(CEO)인 팻 겔싱어는 아직까지 일부 핵심 구성 요소를 아웃소싱하고 있고 실리콘 웨이퍼의 약 30%를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EUV(극자외선) 리소그래피 기술을 사용해 기술을 개선함으로써 더 많은 주문을 가져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인텔이 기술 우위를 회복하면 제품의 기능도 향상되고 제조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를 통해 경쟁사로부터도 주문을 받게 되면 2030년 말까지 최대 1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현재까지 18A라고 불리는 자사의 최신 생산 기술을 사용하기로 약속한 회사가 5개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의 TSMC(미국ADR티커:TSM)가 장악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 인텔을 압도하고 있다. TSMC의 지난 해 매출은 694억달러(93조6,900억원) 순이익 269억달러(36조 3,100억원)에 달한다. 매출액에서 생산 원가를 뺀 비율인 매출 총이익률은 54%다. 올해는 매출이 20% 증가해 83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 사업에서 인텔의 가장 가까운 경쟁자는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다. AMD는 지난 해 매출 227억 달러, 순이익 8억 54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매출 총이익률이 50% 였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AMD는 올해 매출이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미국 정부가 칩스법을 통해 전략적으로 최우선 지원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정부의 인센티브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에서 대대적인 생산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인텔도 올해초 생산 확장 관련 재정적 부담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인텔은 그럼에도 파운드리 사업이 장기적으로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반도체 설계를 시도하면서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의 고객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또 다른 고객도 확보했으나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 연속 적자…지난해 9.5조원 손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