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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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바이오산업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하원에서 중국이 군사적 우위를 갖기 위해 합성 병원균을 만들 수 있으므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원이 제시한 ‘위험 기업’ 명단에는 중국의 최대 유전체 회사 BGI가 포함됐다.

4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선정위원회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장관에게 7개 중국 기업을 규제대상 목록에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이 군사력 강화를 위해 바이오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공산당선정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중국이 합성 병원균을 제조할 수 있으니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며, 국방부는 오는 5월 1일까지 조치계획을 보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7개 기업에는 중국 BGI의 자회사를 비롯해 중국군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오리진셀, 비자임바이오텍, 악스바이오 등이 포함됐다.

BGI는 미국의 대표 유전체 기업 일루미나의 경쟁사로 꼽히는 기업이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장비 선두주자 일루미나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일루미나 기기 100여 대를 사들여 분석하고 자체 개발한 끝에 약 5~6년 전부터 BGI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번 미국 하원의 요청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근거없이 중국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생물보안법 입법에 이어 유전체 기술경쟁 및 국방문제까지 미-중 갈등이 번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미국 국방부의 규제대상 목록에 올랐다고 해서 당장 제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들 기업과의 거래를 고려하는 것은 미국기업에 대한 경고가 될 수 있으며, 미국 재무부에서 제재를 가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