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담한 조치" 경고…외채 많은 몰디브·볼리비아 취약
인도, 루피화 사상 최저 수준에 중앙은행 '달러 매도' 보도
달러화 강세로 각국 '시름'…지구촌 환율 불안 확산
미국 달러화의 강세가 각국 중앙은행들과 정부들을 괴롭히면서 대응 조처에 나서도록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일본과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당국이 자국 화폐의 약세를 우려하고 있다며 환율을 둘러싼 불안이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미국 달러는 많은 월가 전문가의 약세 전망과 달리, 사실상 모든 주요 통화에 비해 가치가 상승했다.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올해 들어 2% 이상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회복력이 뛰어난 미국 경제가 금리 하락 기대감을 밀어내면서 달러 강세 유지 쪽으로 몰아가자, 이들 나라는 환율 방어를 위해 말과 행동으로 개입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34년 사이 최저치 수준의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개입 준비가 돼 있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일본은 달러당 152엔 선에 머무는 엔화의 지탱을 위해 "대담한 조치"를 경고하기도 했다.

튀르키예의 경우 리라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전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네시아도 통화 안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또 스웨덴은 금리 인하 개시가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고, 최근 자국 화폐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인도 또한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외채 부담이 큰 나라들이 위험에 처해 있고,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몰디브와 볼리비아는 특히 취약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일본 온라인 증권사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인 헬렌 기븐은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사이클을 끝내려 하는 현 글로벌 환경을 고려할 때, 달러의 지속적인 지배력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미국의 경기 침체는 거의 불가피해 보였지만,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타이트한 노동시장, 낙관적인 소비자 분위기, 제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등으로 강한 성장을 누리고 있다.

덩달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급속하게 식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투자자들은 최근 달러 강세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새로운 현실을 수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인도에서는 이날 중앙은행이 달러를 매도하며 외환 시장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인도 중앙은행이 루피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를 매도하고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복수의 트레이더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루피의 경우 지난주 달러당 83.45루피로 사상 최저로 떨어졌으며, 이날 오전에는 전날 종가인 83.4350루피와 거의 변동이 없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