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5개월만 배럴당 90달러 돌파…인플레 위험 키우나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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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5개월만 배럴당 90달러 돌파…인플레 위험 키우나 [오늘의 유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331620.1.png)
美 휘발유 수요 증가 시즌…BoA, “올여름 95달러 간다”
중동 정세 악화가 공급 불안을 키우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면서 유가는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유 수요가 유가 상승을 더욱 자극하면 높은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브렌트유 5개월만에 90달러 넘겨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 대비 1.16달러(1.36%) 오른 86.59달러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3달러(1.5%) 오른 배럴당 90.6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이 근월물 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선을 넘긴 것은 작년 10월말 이후 5개월 만이다.![최근 한 달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331645.1.png)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3일 장관회의에서 6월 말까지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는 공식적으로 유가 수준을 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작년말 70달러 수준보다는 90달러에 육박한 현재 가격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BS의 원자재 애널리스트 조반니 스타우노보는 “최근 유가 상승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된 데에 기인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수요와 석유 생산 감소 등 펀더멘털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원유 수요 확대…인플레 위험도
경기 회복으로 원유 수요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은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있어 휘발유 가격이 점차 상승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에너지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반영해 올해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평균 86달러로 예상하며 올여름에는 최고 9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WTI도 이전 전망치(75달러)보다 높여 81달러로 내다봤다.주요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제조업 PMI는 6개월만에 회복세로 돌아서며 경기 회복 기대가 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3월 들어 원유 수입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 더불어 중국이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수입했던 석유화학 제품을 자국에서 생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중국 석유 수요가 향후 몇 년동안 증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의 석유 수요 증가분의 90%가 LPG, 에탄, 나프타와 같은 화학 원료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다만 분석가들은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수요 증가 흐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배럴당 82.1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은 물가 상승을 유발할 우려가 있고, 이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에너지 가격에 민감한 아시아 석유 수입국들의 수요를 위축시킬 우려도 있다.
물가가 오르면 11월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만큼, 백악관은 유가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예상했다. FT는 “미국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유가 상승을 촉진할 수 있으니 러시아 정유소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