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전 세계 원자재 거래 업계가 지난해 1040억달러에 달하는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원자재 거래 업계는 시장 변동성이 감소하고 일부 대기업들의 수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040억달러의 역대급 영업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원자재 중개 업체들은 2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을 당시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이후 반락하다 기술 기반 트레이더, 헤지펀드 등 신규 진입자의 증가, 전력·가스 거래 등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맥킨지의 롤랜드 레흐트슈타이너는 "2023년에 원자재 거래 업계의 EBIT(이자·세금 차감 전 순이익)이 1040억달러를 찍었다"며 "2021년(520억달러)의 두 배에 달할 뿐만 아니라 2022년(990억달러)의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글렌코어, 군보르 등 독립 중개업체와 투자은행, 헤지펀드, 국영 에너지 기업, BP·셸 등 민간 에너지 기업을 모두 아우르는 원자재 거래 활동을 추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톨이나 군보르처럼 몸집이 큰 독립 트레이더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다른 신규 진입 업체들의 상승분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며 "신규 시장 참여자들은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운영을 최적화하면서 매년 성장하고 있다"며 말했다. 맥킨지의 분석은 경쟁 컨설팅 기업인 올리버 와이만의 분석과는 다르다.

올리버 와이만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원자재 거래 업계의 지난해 매출총이익이 여전히 기록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2022년 대비로는 3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맥킨지는 상품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보다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의 거래량 증가 등이 업계 전반의 상승장을 이끈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데이터 기반 트레이더들의 신규 진입까지 더해져 유동성이 증가하고 수익 풀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전력과 천연가스 거래로 인한 수익은 2022년 대비 47%나 뛴 것으로 추산했다.

맥킨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의 원자재 거래 업체들이 전력에 집중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수소, 바이오 연료 등과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을 생산하거나 운송하려면 가스, 전력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맥킨지는 "이전에는 없던 서로 다른 자산 클래스의 연결성인 셈"이라며 "중개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