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방울토마토가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방울토마토가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방울토마토 등 채소 가격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안정세를 찾고 있는 과일 가격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지난 겨울 일조량이 줄어 작황이 부진한 방울토마토 가격은 1주일 만에 40% 넘게 뛰었다. 해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오징어 등 수산물도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폭등한 방울토마토 가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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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방울토마토의 ㎏당 도매가격은 1만885원으로 전주 대비 40.82%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191.01% 폭등했다.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급감한 출하량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토마토와 대추 방울토마토는 생육기(1~2월)에 일조시간이 부족해 착과율(열매가 달리는 비율)이 낮아지고 병해가 늘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방울토마토의 경우 현지에서 출하량이 40~50%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울토마토 가격이 전년 대비 유독 많이 오른 건 작년 이맘때 방울토마토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방울토마토 수요는 지난해 3~4월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급식으로 나온 방울토마토를 먹은 일부 어린이가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며 급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방울토마토 가격이 이달 중에는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5월이 방울토마토가 본격 출하되는 시기인데다 지난달 30일부터 방울토마토도 정부의 납품단가 지원사업 적용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채소 바이어는 “방울토마토 중 원형 방울토마토의 경우 대추형보다 재배면적이 작아 수요가 조금만 늘어도 가격 변동 폭이 크다”며 “정부 지원이 대추형에 국한돼있는데 원형 방울토마토로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울토마토 외에도 상추(25.43%)와 토마토(18.51%) 등 다른 채소류 역시 전주 대비 오름세를 이어갔다. 흐린 날씨와 잦은 비로 주요 산지에서 출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이상기후가 수산물 가격도 밀어 올려

이상기후는 수산물 가격도 밀어 올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냉장 물오징어(연근해) 가격은 8990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13.37%, 지난해 3월과 비교해 36.92% 올랐다.

오징어 가격 상승의 일차적인 요인은 이상기후로 인한 수온 변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2월 국산(연근해산) 오징어 생산량은 196t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감소폭은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오징어 조업량은 2만3000t으로 10년 전(15만5000t)과 비교해 85% 급락했다. 국내산 오징어는 12~18℃ 수온에서 자라는 난류성 어종인데, 동해 수온이 그보다 더 높아지면서 식물 플랑크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선 수입산 오징어 물량을 늘려 가격을 낮추고 있다. 이마트는 정부 비축물량인 ‘물가안정 오징어’와 자체 직매입한 아르헨티나산 오징어 물량을 동시에 늘리고 있다. 다음달 2일까지 이마트가 판매하는 중급 오징어(원양산 해동) 한 마리 가격은 1980원으로 기존의 냉동 오징어 평균 소매가(3868원)의 절반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10일까지 손질된 국산오징어(냉동)를 정상가(4990원) 대비 20% 할인한 3992원에 판매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