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웹젠까지…뒤늦은 고백에 벌벌떠는 개미들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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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정보 오류 잇따라
게이머는 분통·게임주 투자자는 '전전긍긍'
"게임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
"게이머 이탈하면 주가·실적 악영향…신뢰 회복 중요"
게이머는 분통·게임주 투자자는 '전전긍긍'
"게임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
"게이머 이탈하면 주가·실적 악영향…신뢰 회복 중요"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의무화하며 관련 정보가 잘못 기재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판매 시점에는 아이템의 종류·효과·성능 등이 확정돼 있지 않다가 소비자가 구매해 개봉 또는 사용하는 시점에 성능이 결정되는 것을 뜻한다.
지난달 웹젠은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뮤 아크엔젤'의 일부 콘텐츠 확률이 잘못 기재됐다고 밝혔다. 확률이 오기재된 아이템은 '세트 보물 뽑기'다. 이 아이템은 2020년 6월 27일부터 판매됐다. 기존 공지와 달리 최소 149회의 뽑기를 진행하지 않으면 획득조차 할 수 없었다. 뮤 아크엔젤 게이머들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확률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발생한 확률형 아이템은 '조화의 찬란한 원소 추출'이다. 구매하면 캐릭터 성능 강화에 쓰이는 원소 아이템을 무작위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중 희귀도가 가장 높은 전설 등급 원소 획득 확률은 0.0198%에서 0.01%로, 영웅 등급 원소의 획득 확률은 1%에서 0.32%로, 희귀 등급 원소 획득 확률은 7%에서 3.97%로 정정됐다. 이용자가 실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보다 2~3배가량 높게 기재해둔 것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사에선 실수라고 얘기하지만, 규제 당국의 조사 후 고의성이 발견돼 과징금, 징계 조처가 내려지면 게임사에 대한 유저의 신뢰도는 하락할 것"이라며 "이번 이슈가 유저 이탈까지 이어지면 실적이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사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리스크를 수년 전부터 관리해왔다"며 "이들은 게임의 수익 모델(BM)을 과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견·소형 게임사들은 업황이 어렵다 보니 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과금 구조를 강화해왔다"며 "웹젠·위메이드의 경우 소수 이용자가 집중적으로 과금하는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을 운영하다 보니 이번 이슈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웹젠은 상품의 최초 판매일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아이템에 대한 환불 방침을 밝혔다. 웹젠 관계자는 "'뮤 아크엔젤' 외 다른 게임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구입한 상품 관련 보상안을 안내했고, 환불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게임에 신뢰를 잃은 게이머가 떠나버리면 미래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끊기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면 환불을 진행해 믿음을 얻는 것이 좋다"며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