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역대 총선 예상 맞은적 없어…투표율 올라가야 우리가 이긴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여야 총선 사령탑 인터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조국 철학은 '다같이 못살자'…본인들은 돈에 집착
野, 판세만 보고 민심 외면…양문석·김준혁 등 고집
시민 지키는 게 정치인데, 李·曺는 자신 지키려고 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조국 철학은 '다같이 못살자'…본인들은 돈에 집착
野, 판세만 보고 민심 외면…양문석·김준혁 등 고집
시민 지키는 게 정치인데, 李·曺는 자신 지키려고 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오전 9시 사전투표를 한 뒤 식사를 거른 채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도 인천 송도와 경기 김포 지원 유세 사이에 막간을 이용해 했다. 한 위원장은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예상이 맞아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이변’을 위해 끝까지 몸을 불사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 위원장과의 1문1답.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나.
“잘못하면 개헌 저지선(100석)이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많이 투표장에 나오느냐에 모든 게 달려 있다. 우리가 밀린다는 여론조사가 많았지만, 조사마다 결과가 엇갈리지 않나. 열어 봐야 안다.”
▷사전 투표 참여가 늘면 야권에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렇지 않다. 투표율이 올라가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사전 투표를 믿지 못해 참여하지 않는 유권자가 많았던 것을 안다. 그러나 사전 투표에서 밀리면 쫓기며 출발하는 것이다. 패배 의식을 갖게 된다. 초반부터 신이 나야 한다. 사전 투표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독려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번 총선의 스윙보터인 청년층에 어떻게 지지를 호소할 생각인가.
“먼저 누린 세대로서 청년층에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우리가 젊었을 땐 고도 성장기였는데 지금 청년들은 모든 게 쉽지 않다. 국가가 청년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바라는 건 능력에 따른 공정한 사회다. 앞으로도 그 가치를 단호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야당을 상대로 ‘범죄자 심판’이라는 네거티브 프레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리 당에 이재명·조국 대표처럼 중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 양문석·김준혁·박은정 같은 후보가 있나. 범죄자를 지키겠다는 목표를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 정당을 보면서 ‘이 정도 범죄는 괜찮다’는 룰이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시민을 지키기 위해 정치를 해야하는데 자신을 지키려고 정치를 하지 않나. 공동체가 지켜 온 공정의 원칙을 무너뜨려 놓고 대한민국 시스템에 복수를 외치는 위험한 세력이다. 극단주의자들이 권력의 중심에 서는 순간 나라가 망하는 길로 들어선다.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들이 그랬다.”
▷조국혁신당의 ‘사회권’ 개념 등에 대해 ‘조국식 사회주의’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가 주장한 사회연대연금제를 보면 대기업이 임금을 깎으면 세금 혜택을 준다고 했다.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 다 같이 못 사는 방향으로 가자는 철학이다. 자유시장경제에 반하는 이야기다. 더 우스운 건 본인들은 일을 하지 않고 돈을 벌었다. 감옥에서도 영치금을 벌고, 사건 하나에 22억원을 벌어도 전관예우가 아니라고 하지 않나. 자기들은 돈에 그렇게 집착하면서 다른 사람은 임금을 깎으라는 것인가.”
▷평소 경제관은 어떤가.
“경제관은 결국 정치관이자 인생관이다. 경쟁을 장려하고, 공정하게 룰을 지키고, 경쟁에서 지거나 경쟁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사 생활을 할 때도 이 세 가지를 중요한 판단의 도구로 삼았다. 이 원칙을 토대로 유연한 경제 정책을 펼쳐나가고 싶다.”
▷경제 환경이 바뀌는 것 같다.
“‘자본에는 국적이 없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이 막대한 보조금을 무기로 반도체산업의 틀을 바꾸는 시대다. 적응이 필요하다. 어느 경제 블록에 소속되느냐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땐 북·중·러 블록에 치우쳐 있었지만 우리 정부가 한·미·일 공조를 회복시켰다. 국익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한 거다. 여전히 이번 총선을 ‘신한일전’이라고 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도 있다. ‘국뽕 정치’는 가능하지만 ‘국뽕 경제’를 하는 순간 나라는 망한다. 책임 있는 정부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바른길로 가야 한다.”
▷5세부터 무상보육 등 최근 내놓은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정치는 우선순위의 예술이다.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해 5세 무상보육 등 정책을 내놨는데, 포퓰리즘이 아니라 인구 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재정 건전성도 중요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최고 우선순위는 저출생이다. 과감히 재원을 배분해야 한다.”
▷여전히 ‘정권 심판’론이 많다.
“정부는 원래 견제받고 비판받아야 한다. 그런 불만도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는 민심에 순응하려고 노력한다. 이종섭·황상무 문제에 대해서도 민심을 따랐다. 의대 정원 문제도 국민 눈높이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조율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반대로 야당은 문제가 된 후보가 많음에도 밀어붙인다. 판세에 큰 영향이 없다고 판단한 거다. 표만 보고, 민심을 보지 않는 정당과 우리는 다르다.”
▷의대 정원 문제는 풀릴 가능성이 있나.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지금껏 개혁이 힘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대화의 분위기는 조성됐다. 제가 건의했고, 정부도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숫자(정원)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한 만큼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총선 이후에도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유학설’ 같은 건 외부에서 지지층을 흔들기 위한 공세다. 공공선을 추구하는 게 정치인으로서 가진 목표다. 여러 인생의 파고가 있을 때도 이 원칙을 동아줄처럼 생각해 왔다. 정치인이 되면서 인생이 복잡해졌지만, 파도는 늘 친다. 파도가 치는 상황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게 리더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천=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
다음은 한 위원장과의 1문1답.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나.
“잘못하면 개헌 저지선(100석)이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많이 투표장에 나오느냐에 모든 게 달려 있다. 우리가 밀린다는 여론조사가 많았지만, 조사마다 결과가 엇갈리지 않나. 열어 봐야 안다.”
▷사전 투표 참여가 늘면 야권에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렇지 않다. 투표율이 올라가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사전 투표를 믿지 못해 참여하지 않는 유권자가 많았던 것을 안다. 그러나 사전 투표에서 밀리면 쫓기며 출발하는 것이다. 패배 의식을 갖게 된다. 초반부터 신이 나야 한다. 사전 투표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독려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번 총선의 스윙보터인 청년층에 어떻게 지지를 호소할 생각인가.
“먼저 누린 세대로서 청년층에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우리가 젊었을 땐 고도 성장기였는데 지금 청년들은 모든 게 쉽지 않다. 국가가 청년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바라는 건 능력에 따른 공정한 사회다. 앞으로도 그 가치를 단호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야당을 상대로 ‘범죄자 심판’이라는 네거티브 프레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리 당에 이재명·조국 대표처럼 중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 양문석·김준혁·박은정 같은 후보가 있나. 범죄자를 지키겠다는 목표를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 정당을 보면서 ‘이 정도 범죄는 괜찮다’는 룰이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시민을 지키기 위해 정치를 해야하는데 자신을 지키려고 정치를 하지 않나. 공동체가 지켜 온 공정의 원칙을 무너뜨려 놓고 대한민국 시스템에 복수를 외치는 위험한 세력이다. 극단주의자들이 권력의 중심에 서는 순간 나라가 망하는 길로 들어선다.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들이 그랬다.”
▷조국혁신당의 ‘사회권’ 개념 등에 대해 ‘조국식 사회주의’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가 주장한 사회연대연금제를 보면 대기업이 임금을 깎으면 세금 혜택을 준다고 했다.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 다 같이 못 사는 방향으로 가자는 철학이다. 자유시장경제에 반하는 이야기다. 더 우스운 건 본인들은 일을 하지 않고 돈을 벌었다. 감옥에서도 영치금을 벌고, 사건 하나에 22억원을 벌어도 전관예우가 아니라고 하지 않나. 자기들은 돈에 그렇게 집착하면서 다른 사람은 임금을 깎으라는 것인가.”
▷평소 경제관은 어떤가.
“경제관은 결국 정치관이자 인생관이다. 경쟁을 장려하고, 공정하게 룰을 지키고, 경쟁에서 지거나 경쟁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사 생활을 할 때도 이 세 가지를 중요한 판단의 도구로 삼았다. 이 원칙을 토대로 유연한 경제 정책을 펼쳐나가고 싶다.”
▷경제 환경이 바뀌는 것 같다.
“‘자본에는 국적이 없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이 막대한 보조금을 무기로 반도체산업의 틀을 바꾸는 시대다. 적응이 필요하다. 어느 경제 블록에 소속되느냐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땐 북·중·러 블록에 치우쳐 있었지만 우리 정부가 한·미·일 공조를 회복시켰다. 국익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한 거다. 여전히 이번 총선을 ‘신한일전’이라고 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도 있다. ‘국뽕 정치’는 가능하지만 ‘국뽕 경제’를 하는 순간 나라는 망한다. 책임 있는 정부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바른길로 가야 한다.”
▷5세부터 무상보육 등 최근 내놓은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정치는 우선순위의 예술이다.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해 5세 무상보육 등 정책을 내놨는데, 포퓰리즘이 아니라 인구 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재정 건전성도 중요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최고 우선순위는 저출생이다. 과감히 재원을 배분해야 한다.”
▷여전히 ‘정권 심판’론이 많다.
“정부는 원래 견제받고 비판받아야 한다. 그런 불만도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는 민심에 순응하려고 노력한다. 이종섭·황상무 문제에 대해서도 민심을 따랐다. 의대 정원 문제도 국민 눈높이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조율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반대로 야당은 문제가 된 후보가 많음에도 밀어붙인다. 판세에 큰 영향이 없다고 판단한 거다. 표만 보고, 민심을 보지 않는 정당과 우리는 다르다.”
▷의대 정원 문제는 풀릴 가능성이 있나.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지금껏 개혁이 힘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대화의 분위기는 조성됐다. 제가 건의했고, 정부도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숫자(정원)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한 만큼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총선 이후에도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유학설’ 같은 건 외부에서 지지층을 흔들기 위한 공세다. 공공선을 추구하는 게 정치인으로서 가진 목표다. 여러 인생의 파고가 있을 때도 이 원칙을 동아줄처럼 생각해 왔다. 정치인이 되면서 인생이 복잡해졌지만, 파도는 늘 친다. 파도가 치는 상황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게 리더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천=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