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도 '조용한 채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유통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규모를 줄이고 채용 연계형 인턴이나 경력직원 수시 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그룹은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신세계·현대백화점·CJ 등 주요 그룹은 신입 공채 제도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면서 수시 채용을 병행하기로 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 대기업들은 '일자리 우선 정책'이 강조되던 2017∼2018년 신입 공채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동참해 대규모 취업 박람회 등 채용 홍보를 강화했으나 2019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뒤 '조용한 채용'으로 전환했다.
온라인 쇼핑 급성장으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신규 출점이 위축되면서 신규 인력 수요가 줄어든 데다, 고물가 고금리에 '재무 건전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해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원 선발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롯데그룹은 2021년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져 공채 제도를 아예 폐지하고 인력 필요에 따른 수시 채용 방식으로 돌아섰다.
롯데는 경력직원을 수시 채용하되 신입 선발의 경우 분기별로 모집 공고를 띄우는 '예측 가능한 수시 채용' 방식을 최근 도입했다.
롯데백화점과 마트, 슈퍼마켓은 지난 달 각각 두 자릿수의 상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해 부서 배치를 마쳤다. 롯데백화점은 2∼3월 인턴 실습을 거쳐 신입사원을 뽑았다.
롯데백화점은 또 하반기 채용 여부를 경영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고, 마트와 슈퍼는 하반기에 신입사원도 채용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경력직을 수시로 모집 중이며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채용하기로 했다.
롯데 유통군 관계자는 "경력 사원 수요가 최근 늘고 있다"며 "초반 교육부터 일정 수준 성장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절약되고 다른 회사 근무 경험을 기반으로 자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본래 대졸 신입사원 선발과 관련해 상반기 공채는 없고, 9∼10월 하반기 공채만 매년 한 차례 진행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매년 세 자릿수를 선발하는데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는 미정"이라며 "신사업 등 사업 환경에 따라 채용 수요를 예측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마트는 매년 두 자릿수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해왔다.
올해 이마트는 지난해 첫 적자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 효율화를 하고 있으나 신규 출점 재개 계획을 세워둔 만큼 필수 선발 인력 규모는 논의 중이다.
국내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이후 신규 채용을 줄여 전체 인력 규모가 축소됐다.
이마트 직원 수는 2019년 6월 말 2만5천여명(점포 158개)에서 작년 말 2만2천여명(155개)으로 줄었다.
롯데마트 직원 수는 같은 기간 1만3천명(125개)에서 1만600여명(111개)으로 감소했다.
CJ그룹은 올해 상반기 채용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 ENM, CJ올리브영 등 계열사들이 인력 채용을 위한 지원서를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오는 17일∼30일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신입 공채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은 전년과 비슷한 두 자릿수 채용을 이어갈 예정이며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11일까지는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캠퍼스 취업설명회(리쿠르팅)를 진행한다.
선발자는 7∼8월 인턴 실습을 거쳐 정식 채용되면 영남·충청권 사업장에서 최소 5년간 근무해야 한다.
다만, 이처럼 공채제도를 유지 중인 기업들도 자체 채용 사이트를 통해 경력직원을 수시로 뽑으며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입직을 교육하려면 1인당 수천만원의 비용과 최소 1년이 필요하다"며 "중국 플랫폼 공습 등으로 이커머스 시장 상황이 급변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력자 채용에 무게가 쏠린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통업계 내에 긴축 바람이 불어닥쳤지만, 매출 성장 등의 성과를 내는 기업들은 채용을 늘리고 있다.
쿠팡은 별도 신입 공채 없이 경력직으로 수시 채용 중이다.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쿠팡 임직원은 비정규직을 포함해 모두 1만485명으로 전달보다 424명 늘어났다.
쿠팡은 2027년까지 로켓 배송을 전국으로 확장하기 위해 3조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올해도 채용 인력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CJ올리브영도 이번 상반기 공채에서 MD(상품기획) 직무를 중심으로 40명 넘는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다.
올리브영 매출은 2021년 2조원 돌파 후 지난해 3조8천61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아워홈도 올해 대졸 신입 공채로 10년 만에 최대 규모인 95명을 선발했다.
아워홈은 본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시장 공략, 사업 확장에 따라 선발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지난해 116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50여명씩 모두 1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티몬도 공채제도를 유지하되 경력자를 수시 채용하는 한편 올해부터 '상시 인턴 채용제'를 도입했다.
인턴 희망자를 인재풀로 등록하고 필요 인력이 생기면 3개월 정도 인턴 실습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1분기에만 2천여명이 인재풀로 등록했다.
티몬 관계자는 "구직자들은 회사가 경력자만 찾는데, 대체 어디서 경력을 쌓아야 하느냐'고 호소한다"며 "경력직이 꼭 필요한 자리 외에는 상시 인턴제도를 통해 신입 사원 취업 기회를 열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
롯데그룹은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신세계·현대백화점·CJ 등 주요 그룹은 신입 공채 제도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면서 수시 채용을 병행하기로 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 대기업들은 '일자리 우선 정책'이 강조되던 2017∼2018년 신입 공채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동참해 대규모 취업 박람회 등 채용 홍보를 강화했으나 2019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뒤 '조용한 채용'으로 전환했다.
온라인 쇼핑 급성장으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신규 출점이 위축되면서 신규 인력 수요가 줄어든 데다, 고물가 고금리에 '재무 건전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해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원 선발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롯데그룹은 2021년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져 공채 제도를 아예 폐지하고 인력 필요에 따른 수시 채용 방식으로 돌아섰다.
롯데는 경력직원을 수시 채용하되 신입 선발의 경우 분기별로 모집 공고를 띄우는 '예측 가능한 수시 채용' 방식을 최근 도입했다.
롯데백화점과 마트, 슈퍼마켓은 지난 달 각각 두 자릿수의 상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해 부서 배치를 마쳤다. 롯데백화점은 2∼3월 인턴 실습을 거쳐 신입사원을 뽑았다.
롯데백화점은 또 하반기 채용 여부를 경영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고, 마트와 슈퍼는 하반기에 신입사원도 채용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경력직을 수시로 모집 중이며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채용하기로 했다.
롯데 유통군 관계자는 "경력 사원 수요가 최근 늘고 있다"며 "초반 교육부터 일정 수준 성장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절약되고 다른 회사 근무 경험을 기반으로 자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본래 대졸 신입사원 선발과 관련해 상반기 공채는 없고, 9∼10월 하반기 공채만 매년 한 차례 진행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매년 세 자릿수를 선발하는데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는 미정"이라며 "신사업 등 사업 환경에 따라 채용 수요를 예측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마트는 매년 두 자릿수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해왔다.
올해 이마트는 지난해 첫 적자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 효율화를 하고 있으나 신규 출점 재개 계획을 세워둔 만큼 필수 선발 인력 규모는 논의 중이다.
국내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이후 신규 채용을 줄여 전체 인력 규모가 축소됐다.
이마트 직원 수는 2019년 6월 말 2만5천여명(점포 158개)에서 작년 말 2만2천여명(155개)으로 줄었다.
롯데마트 직원 수는 같은 기간 1만3천명(125개)에서 1만600여명(111개)으로 감소했다.
CJ그룹은 올해 상반기 채용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 ENM, CJ올리브영 등 계열사들이 인력 채용을 위한 지원서를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오는 17일∼30일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신입 공채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은 전년과 비슷한 두 자릿수 채용을 이어갈 예정이며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11일까지는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캠퍼스 취업설명회(리쿠르팅)를 진행한다.
선발자는 7∼8월 인턴 실습을 거쳐 정식 채용되면 영남·충청권 사업장에서 최소 5년간 근무해야 한다.
다만, 이처럼 공채제도를 유지 중인 기업들도 자체 채용 사이트를 통해 경력직원을 수시로 뽑으며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입직을 교육하려면 1인당 수천만원의 비용과 최소 1년이 필요하다"며 "중국 플랫폼 공습 등으로 이커머스 시장 상황이 급변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력자 채용에 무게가 쏠린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통업계 내에 긴축 바람이 불어닥쳤지만, 매출 성장 등의 성과를 내는 기업들은 채용을 늘리고 있다.
쿠팡은 별도 신입 공채 없이 경력직으로 수시 채용 중이다.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쿠팡 임직원은 비정규직을 포함해 모두 1만485명으로 전달보다 424명 늘어났다.
쿠팡은 2027년까지 로켓 배송을 전국으로 확장하기 위해 3조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올해도 채용 인력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CJ올리브영도 이번 상반기 공채에서 MD(상품기획) 직무를 중심으로 40명 넘는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다.
올리브영 매출은 2021년 2조원 돌파 후 지난해 3조8천61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아워홈도 올해 대졸 신입 공채로 10년 만에 최대 규모인 95명을 선발했다.
아워홈은 본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시장 공략, 사업 확장에 따라 선발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지난해 116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50여명씩 모두 1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티몬도 공채제도를 유지하되 경력자를 수시 채용하는 한편 올해부터 '상시 인턴 채용제'를 도입했다.
인턴 희망자를 인재풀로 등록하고 필요 인력이 생기면 3개월 정도 인턴 실습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1분기에만 2천여명이 인재풀로 등록했다.
티몬 관계자는 "구직자들은 회사가 경력자만 찾는데, 대체 어디서 경력을 쌓아야 하느냐'고 호소한다"며 "경력직이 꼭 필요한 자리 외에는 상시 인턴제도를 통해 신입 사원 취업 기회를 열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