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친척 동원해 수십억 꿀꺽"…대지급금 부정수급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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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급금 부정수급자 461명 적발
원청 A건설업체 대표와 하도급 B건설업자는 공모해서 하도급 건설업자가 고용한 근로자들을 원청 건설업체 소속 근로자인 것처럼 위장해 진정을 제기하도록 한 후, 부정으로 대지급금(246명, 12억200만원)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밀린 하도급 공사대금을 해결했다.
C업체는 사업주가 폐업상황에 놓이자 생산반장을 진정인 대표로 해서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부풀려 진술하거나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를 끼워넣는 수법으로 대지급금(50명, 1억5600만원)을 과다 지급받게 한 후 근로자들로부터 돈을 돌려받아 4대보험료 청산 등에 활용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지급금 부정수급 기획조사를 실시해 17개 사업장, 총 461명에 대해 총 22억2100만원의 대지급금 부정수급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대지급금 부정수급 기획조사는 2022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대지급금 지급 규모, 신청 비율, 회수현황 등 대지급금 지급 자료를 다각도로 분석해 부정수급 소지가 높은 사업장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번에는 두 번째 기획조사로서, ‘23년 10월부터 ’24년 3월까지 6개월간 실시한 후 그 결과를 정리하여 발표한 것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적발액과 인원은 매년 4억2700만원에 97명 수준이었지만, 정부가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2022년 20억1100만원 321명, 지난해 22억2100만원 461명으로 급증했다. 적발액 기준 4.2배, 적발 인원 기준 3.7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가족, 지인 등 다수의 허위근로자를 동원해 대지급금을 받는 방식으로 간이대지급금 11억3500만원을 부정수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한 사업주 2명은 구속·기소했다.
고용노동부는 부정수급 적발 시 형사처벌 외에 지급된 대지급금의 최대 5배 금액을 추가 징수하는 등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부정수급 사례를 상세 분석해보면 허위근로자를 모집해 근로계약서, 임금대장을 거짓으로 작성한 후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건설현장의 경우 근로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위임장, 출력일보 등을 조작하거나 명의를 도용하는 수법이 횡행했다.
고용노동부는 우선, 체불 신고사건 조사 단계에서부터 4대보험, 국세청 소득신고 내역 등 공공성이 담보된 자료에 근거해 체불금품을 확인하도록 조사 절차를 보다 강화한다.
또 다수인(10인 이상) 체불 신고사건 조사 시 대지급금 신청이 예상되는 경우 사업주로부터 재산목록을 제출토록 해서 변제 능력을 확인하는 등 제도 이행을 강화한다. 지난 2년간 상당한 성과가 있었던 기획조사 규모도 50% 이상 확대해 올해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아을로 오는 8월 7일부터 시행되는 변제금 미납 사업주에 대한 신용제재 제도를 통해 체불임금에 대한 사업주 책임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정식 장관은 “객관적인 임금자료에 기반해 체불확인서를 발급하는 것은 물론 부정수급 점검 시스템을 구축해 부정수급을 엄단하고, 변제금 회수 절차도 개선하여 임금체불에 대한 사업주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