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도 높여 세제에 빨아도 동작 그대로…"대량생산도 유리"
KIST "에너지 저장능력 33배 높인 탄소나노튜브 섬유 개발"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저장 능력을 33배 높이고, 강도도 높인 웨어러블 기기용 탄소나노튜브 섬유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정현수 책임연구원과 김남동 책임연구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책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이 에너지 저장량과 강도를 높이면서도 생산비용은 낮춘 탄소나노튜브 섬유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유연하고 가벼우면서도 기계적·전기적 특성이 뛰어나지만, 질량당 면적이 작고 전기화학 활성이 부족해 기존 연구에서는 전자 통로 역할을 하는 집전체로만 쓰고 활성물질을 표면에 코팅하는 방식을 썼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공정이 추가로 필요해 비용이 늘고, 장기간 쓰거나 물리적 충격을 받으면 활성물질이 섬유로부터 분리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파우더 형태 탄소나노튜브를 섬유화해 전기화학 활성과 물리적 특성을 높인 새로운 탄소나노튜브를 개발했다.

이렇게 만든 섬유는 일반 탄소나노튜브 섬유보다 에너지 저장능력은 33배 높고, 기계적 강도는 3.3배, 전기 전도도는 1.3배 늘었다.

또 순수 탄소나노튜브만 쓰기 때문에 섬유 고분자를 용매에 녹여 방출해 섬유를 만드는 '습식방사' 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 대량생산에 유리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를 섬유형 축전지로 제작해 시험한 결과, 매듭을 지어도 100% 가까운 성능을 유지했고, 5천 번 구부려도 95%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섬유를 일반섬유와 직조해 디지털시계 손목 줄로 제작했을 때도 구부리거나 접고, 심지어 세제에 넣었을 때도 잘 작동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우리가 보유한 원천기술과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아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며 "비정형 에너지 저장 핵심 소재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2월 9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