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서리판 노브랜드' 만든다…이마트의 '승부수' [송영찬의 신통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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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구원투수 될까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내 최소 5개 이상의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DS)’로 신규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HDS는 매장 운영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상품 대량 소싱(조달)을 통해 가격을 크게 낮춘 매장을 말한다. 초저가 식료품을 앞세워 현재 전 세계 31개국에서 1만22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리들(Lidl)이 대표적인 HDS다.

크게 개선된 노브랜드의 실적은 식료품 HDS를 추진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줄었다. 그런데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사업부만 떼어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오히려 141.7% 늘었다. 고물가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몰린 까닭이다. 여기에 신선식품 물가가 유독 많이 올랐다는 점도 한몫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7% 올라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3.1%)을 크게 웃돌았다.
이마트의 HDS 성공 여부에 따라 유통업계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열겠다는 건 기존 매장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인력 배치나 매장 인테리어 등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라며 “성공할 경우 오프라인 업체들도 앞다퉈 벤치마킹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