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재건축 단지에서 나오는 이른바 ‘보류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소송 등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주택이다. 재건축 조합마다 매각 방식과 규정이 달라 투자가 애초에 불가능한 곳도 많다. 일부 조합에선 조합원이 보류지를 추가 분양받아 더 큰 수익을 노릴 수도 있다. 업계에선 재건축 조합원이라면 보류지 매각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 20명에게만 전용면적 59㎡ 보류지 매각 공고를 전달했다. 최저 입찰 가격은 15억6000만원이다. 해당 면적 주택은 지난 2월 29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저 입찰가와 비교하면 13억5000만원 비싸다. 매각 가격이 시세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조합 내에선 “무조건 분양받는 게 이득”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해당 보류지는 지난달 총회에서 정한 특정 조건을 만족한 조합원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기존에 높은 지분을 가진 조합원 중 작은 주택형을 분양받은 경우에만 보류지를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분양 자격을 사전에 정했기 때문에 20명의 조합원만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재건축 과정에서 분양 대상자를 누락하거나 착오가 생길 때를 대비해 보류지를 일정 가구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체 가구 수의 1%밖에 되지 않지만, 처분 방법을 조합이 임의로 정할 수 있어 매각 때마다 특혜 논란이 빚어진다. 일부 조합은 조합 관계자에게 보류지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보류지는 도시정비법과 시·도 조례에 따라 규제받지만, 내용이 모호해 사실상 조합이 매각 방식과 대상을 결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합원의 이익 확보를 위해선 재건축 과정에서 보류지 매각 방식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보류지를 저가에 매각할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올라가게 되고 시비가 붙으면 청산도 늦어질 수 있다”며 “관리처분계획 설정 때부터 보류지 매각 기준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