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도 식료품도 아니다…인플레 주범은 바로 이것 [美증시 주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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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과 인플레의 묘한 카르텔
'피의 수요일' 되나…'4·10'이 분수령
'피의 수요일' 되나…'4·10'이 분수령
미국 경제는 강하고 인플레이션 완화는 더딥니다. 탄탄한 노동시장은 대세가 됐고 '라스트 마일'의 울퉁불퉁한 길은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민 파워로 무장한 노동시장이 소비를 이끌고 또다시 강력한 소비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갈등으로 기름값이 오르는 가운데 끈적끈적한 주거비 상승은 멎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기름값과 주거비 외에도 인플레이션 완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많습니다. '춘래불사춘'을 외치게 하는 인플레이션 핵심 요인들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주간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주범을 중심으로 주간 주요 이슈와 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정부 부문(7만1000개)보다 민간 부문(23만2000개)의 일자리 증가폭이 컸습니다. 부문별로는 교육·의료업(8만8000개) 여가·음식숙박업(4만9000개), 건설업(3만9000) 등이 일자리 붐을 일으켰습니다. 다시 말해 학교와 병원, 식당과 호텔, 건설현장에서 일자리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노동시장발 호황을 이민 유입의 결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노동시장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민이 늘어 주당 평균노동 시간이 증가하고 임금 상승도 안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전년 동기대비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2월 4.3%에서 3월 4.1%로 내려가고 있는 게 대표적 예입니다.
2월 CPI에서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이 가장 큰 부문이 자동차 보험료(20.6%)였습니다. 병원 서비스 요금(6.1%)도 전체 상승률(3.2%)의 2배 수준이었습니다. 이에비해 인플레의 주범처럼 인식돼온 기름값은 전월 대비로는 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년 동기대비로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름값이 워낙 높았기 때문입니다. 체감물가 상으로 기름값은 오르고 있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인플레의 주범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집밖에서 먹는 외식비(Food away at home)의 전년 동기대비 상승률은 3월에 4.2%였습니다. 같은기간 일반 식료품 상승률은 2.2%로 전체 평균에 못미쳤습니다. 집에서 먹는 음식 가격 상승률은 1%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격차를 만든 주범으로는 팁이 꼽히고 있습니다. 팬데믹 전만 해도 평균 15%였던 평균 팁 요율은 20% 정도로 뛰어올랐습니다. 조사 기관마다 다르지만 평균 팁 요율이 1위는 샌프란시스코(22.69%)로 조사됐습니다.
학교 급식비도 외식비 상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무료로 주던 학교 급식이 유료로 전환되고 급식 메뉴 가격도 급등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주거비입니다. 헤드라인 CPI의 36%를 결정짓고 근원 CPI의 45%를 구성합니다.
주거비 상승률은 언젠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아직은 그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역사적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CPI 주거비는 민간 통계보다 12개월 가량 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최대 부동산 중개 업체인 질로우가 집계한 렌트비 상승률 정점은 2022년 2월(15.96%)이었습니다. CPI의 주거비 고점 시기는 지난해 3월(8.16%)이었습니다. 산술적으로 13개월의 시차가 있었습니다.
질로우 수치로 렌트비 상승률이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4%대로 접어든 시점은 지난해 5월(4.81%)이었습니다. 역사적 평균치인 3%대로 내려가 시기는 지난해 7월(3.6%)이었습니다. 13개월룰을 적용하면 CPI 주거비 상승률은 6월에서 8월 사이에 안정세를 접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6월과 7월 사이로 잡고 있는 핵심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6월 FOMC 결과와 5월 CPI는 같은날(6월12일) 발표됩니다.
근원 CPI 상승률은 2월 3.8%에서 3월 3.7%로 소폭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 예상보다 CPI가 강하면 금리 인하시기는 뒤로 밀립니다. 미셸 보우만 Fed 이사의 말처럼 금리 인상을 거론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날 3월 FOMC의 회의록이 나오고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비슷한 시점에 한국의 정치 지형의 분수령인 총선 결과도 나옵니다.
다음날인 11일엔 한국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두 곳 모두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보다 금리 인하와 인플레에 대한 전망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같은날 CPI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옵니다. 3월 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근원 PPI는 0.2% 상승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2월 PPI는 전월 대비 0.6%, 근원 PPI는 0.3% 올랐습니다.
12일엔 물가 관리에 실패한 영국중앙은행에 대한 평가보고서가 나옵니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평가 의뢰를 받았습니다.
전체적으로 10일과 11일에 큰 이벤트가 몰려 있습니다. 3월 CPI와 3월 FOMC 회의록 공개, 미·일·필 정상회담이 10일에 있고 11일에 PPI와 유럽 한국의 금리 결정이 뒤따릅니다.
주거비 외에 인플레의 또다른 주범이 되고 있는 서비스 비용이 어떻게 되는 지를 보고 주요국의 금리 인하 경로를 따져보는 게 이번주 핵심 관점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이민 파워로 무장한 노동시장이 소비를 이끌고 또다시 강력한 소비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갈등으로 기름값이 오르는 가운데 끈적끈적한 주거비 상승은 멎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기름값과 주거비 외에도 인플레이션 완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많습니다. '춘래불사춘'을 외치게 하는 인플레이션 핵심 요인들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주간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주범을 중심으로 주간 주요 이슈와 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노랜딩' 신호 주는 고용
3월 고용은 뜨거웠습니다. 신규 일자리 수는 예상치(21만4000개)를 뛰어넘은 30만3000개 증가였습니다. 물론 통계 문제로 신규 일자리는 매달 수정되지만 이번달은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쪽으로 조정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2월 신규 일자리는 이전 발표치보다 5000명 줄었지만 1월 일자리 수가 기존 수치보다 2만7000명 늘어 전체적으로 직전 2개월 취업자 수도 2만2000명 상향조정됐습니다.정부 부문(7만1000개)보다 민간 부문(23만2000개)의 일자리 증가폭이 컸습니다. 부문별로는 교육·의료업(8만8000개) 여가·음식숙박업(4만9000개), 건설업(3만9000) 등이 일자리 붐을 일으켰습니다. 다시 말해 학교와 병원, 식당과 호텔, 건설현장에서 일자리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노동시장발 호황을 이민 유입의 결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노동시장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민이 늘어 주당 평균노동 시간이 증가하고 임금 상승도 안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전년 동기대비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2월 4.3%에서 3월 4.1%로 내려가고 있는 게 대표적 예입니다.
뜨거운 노동과 인플레는 동의어?
그러나 파월 의장이 얘기하지 않는 게 하나 있습니다. 뜨거운 노동시장과 견고한 인플레이션이 서로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종 임금과 비용이 올라 인플레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해당 분야의 일자리를 늘린다는 설명입니다. 일자리가 급증하고 있는 분야와 관련된 서비스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게 대표적 예입니다. 우선 학교와 병원입니다. 지난달 일자리 증가폭이 가장 컸던 분야가 교육·의료업입니다.2월 CPI에서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이 가장 큰 부문이 자동차 보험료(20.6%)였습니다. 병원 서비스 요금(6.1%)도 전체 상승률(3.2%)의 2배 수준이었습니다. 이에비해 인플레의 주범처럼 인식돼온 기름값은 전월 대비로는 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년 동기대비로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름값이 워낙 높았기 때문입니다. 체감물가 상으로 기름값은 오르고 있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인플레의 주범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팁플레이션 영향?…인플레 주범은 외식·급식비
식당과 호텔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가 및 음식·숙박업에서 일자리는 넘쳐나고 있습니다. 역시 이와 관련된 서비스 물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 본산이 인플레이션의 근원지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줍니다.집밖에서 먹는 외식비(Food away at home)의 전년 동기대비 상승률은 3월에 4.2%였습니다. 같은기간 일반 식료품 상승률은 2.2%로 전체 평균에 못미쳤습니다. 집에서 먹는 음식 가격 상승률은 1%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격차를 만든 주범으로는 팁이 꼽히고 있습니다. 팬데믹 전만 해도 평균 15%였던 평균 팁 요율은 20% 정도로 뛰어올랐습니다. 조사 기관마다 다르지만 평균 팁 요율이 1위는 샌프란시스코(22.69%)로 조사됐습니다.
학교 급식비도 외식비 상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무료로 주던 학교 급식이 유료로 전환되고 급식 메뉴 가격도 급등하고 있습니다.
주거비 못지 않은 여행비
일자리가 늘고 있는 숙박업도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숙박업과 관련한 여행 서비스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항공료는 2월에 떨어지긴 했지만 매달 전체 평균 이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그럼에도 여전히 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주거비입니다. 헤드라인 CPI의 36%를 결정짓고 근원 CPI의 45%를 구성합니다.
주거비 상승률은 언젠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아직은 그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역사적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CPI 주거비는 민간 통계보다 12개월 가량 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최대 부동산 중개 업체인 질로우가 집계한 렌트비 상승률 정점은 2022년 2월(15.96%)이었습니다. CPI의 주거비 고점 시기는 지난해 3월(8.16%)이었습니다. 산술적으로 13개월의 시차가 있었습니다.
질로우 수치로 렌트비 상승률이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4%대로 접어든 시점은 지난해 5월(4.81%)이었습니다. 역사적 평균치인 3%대로 내려가 시기는 지난해 7월(3.6%)이었습니다. 13개월룰을 적용하면 CPI 주거비 상승률은 6월에서 8월 사이에 안정세를 접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6월과 7월 사이로 잡고 있는 핵심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6월 FOMC 결과와 5월 CPI는 같은날(6월12일) 발표됩니다.
10일이 증시 결정 분수령
6월 금리인하설을 단기적으로 점쳐볼수 있는 지표는 3월 CPI입니다. 3월 CPI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10일 오전 8시30분에 발표됩니다. 시장에선 전체(헤드라인) CPI가 전년 동기대비 3.4~3.5% 상승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2월 CPI 상승률(3.2%)보다 높습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2월 0.4%에서 3월에 0.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근원 CPI 상승률은 2월 3.8%에서 3월 3.7%로 소폭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 예상보다 CPI가 강하면 금리 인하시기는 뒤로 밀립니다. 미셸 보우만 Fed 이사의 말처럼 금리 인상을 거론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날 3월 FOMC의 회의록이 나오고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비슷한 시점에 한국의 정치 지형의 분수령인 총선 결과도 나옵니다.
다음날인 11일엔 한국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두 곳 모두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보다 금리 인하와 인플레에 대한 전망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같은날 CPI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옵니다. 3월 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근원 PPI는 0.2% 상승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2월 PPI는 전월 대비 0.6%, 근원 PPI는 0.3% 올랐습니다.
12일엔 물가 관리에 실패한 영국중앙은행에 대한 평가보고서가 나옵니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평가 의뢰를 받았습니다.
반중 전선 형성할 미·일·필
미국은 8일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으로 들떠 있습니다. 개기일식 시간표를 챙기고 태양 보안경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개기일식을 보려는 여행객도 적지 않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주 워싱턴 정가에선 반중 전선이 화두가 될 전망입니다. 9일 미국과 일본의 정상회담이 열리고 10일엔 미국, 일본, 필리핀 정상회담이 잇따라 개최됩니다. 필리핀은 오랫동안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으며 최근엔 중국 해안경비대가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전체적으로 10일과 11일에 큰 이벤트가 몰려 있습니다. 3월 CPI와 3월 FOMC 회의록 공개, 미·일·필 정상회담이 10일에 있고 11일에 PPI와 유럽 한국의 금리 결정이 뒤따릅니다.
주거비 외에 인플레의 또다른 주범이 되고 있는 서비스 비용이 어떻게 되는 지를 보고 주요국의 금리 인하 경로를 따져보는 게 이번주 핵심 관점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