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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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ETF로 차곡차곡 돈 모아서 아내 에르메스 사줄 겁니다."
"명품은 못 사니 ETF나 사서 노후자금 마련하려고요." (종목 토론방)

'명품은 오늘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주식시장에도 투영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명품회사들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수익률을 큰 폭 웃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상위 유럽 명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는 올 들어 16.55% 뛰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3.85% 오른 것에 비하면 두드러지는 상승세다. 이 ETF의 운용자산은 183억원 규모로 일평균 거래대금은 3억원 수준이다. 투자주체별 수급을 살펴보면 기관이 12억원어치 사들인 가운데 개인이 약 14억원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선진국시장 상장 종목 중 명품 생산·유통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 ETF도 7.86% 올랐다.

흔히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줄지만 명품 산업은 가격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 때문에 명품 기업들은 한정된 공급과 탄탄한 수요 속에서 가격 인상 전략을 통해 가치를 유지하는 전략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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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명품 삼대장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서 '명품 백'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졌다. 샤넬은 대표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과 보이백 등의 가격을 약 6~7% 인상했다. 클래식 플랩백 스몰 사이즈는 1390만원에서 1497만원으로 7.69% 올랐고 미디움 사이즈는 1450만원에서 1557만원이 됐다. 라지 사이즈는 1570만원에서 1678만원으로 6.87% 인상됐고 보이백도 1021만원으로 뛰었다.

지난 2월에는 루이비통이 일부 가방 제품 가격을 올렸다. 네오노에BB는 기존 258만원에서 274만원으로 6.2%, 불로뉴는 기존 314만원에서 330만원으로 5.1% 올랐다. 에르메스의 대표 가방 버킨 핸드백의 가격도 기존보다 1000달러(약 135만원) 더 올랐다. 25㎝ 기본 버킨 핸드백에서 약 10% 인상된 가격(미국 매장 기준 1만1400달러)이다. 아울러 디올은 올 들어서 주얼리 가격을 최대 12% 올렸다. 지난해 7월 주요 가방 제품 가격을 50만~100만원가량 올린 데 이은 추가 인상이다.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연초 이후 수익률. 이미지=한국거래소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연초 이후 수익률. 이미지=한국거래소
가격 인상과 맞물려 최근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오르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이탈리아 명품 스포츠카업체인 페라리와 프랑스 명품 업체인 에르메스가 각각 26%, 23% 이상 상승했다, 까르띠에·피아제 등으로 알려진 리슈몽(19.6%), 몽클레어(18.69%), 루이비통과 디올 등을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10.62%), 레이밴과 오클리 등으로 유명한 세계 에실로룩소티카(12%) 등도 많이 올랐다. 다만 구찌·보테가베네타를 보유한 케어링은 중국 경제 불확실성에 실적 감소 전망을 내면서 연중 7.7% 하락했다.

최대 수요국 중 하나인 중국에서의 수요 둔화로 명품 기업들 사이에서도 실적이 엇갈리고 있지만, 중국수요의 귀환 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요 둔화로 명품 기업들 간 실적이 엇갈리는 만큼 주의는 필요하지만 꾸준히 사모을 것을 권한다"며 "명품 산업은 지속적으로 가격과 수량을 늘려가고 있고, 마진률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투자전문 매체 인베스터플레이스는 "2030년까지 중국의 명품 구매는 전 세계 시장의 최소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경제 회복으로 수혜를 입을 일부 명품주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몽클레어와 에스티로더, 페라리 등을 추천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