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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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철군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이를 두고 개전 신호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휴전을 위한 사전 작업이란 의혹이 확산했지만, 이스라엘군과 미 백악관 모두 이를 부정했다.

7일(현지시간)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 소통조정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하는 것은 군사 전략의 변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며 "단지 휴식과 재편성을 위해 철군하는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6개월을 맞은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군 병력을 철군했다. 한 이스라엘방위군(IDF) 관계자는 “필요할 때마다 작전을 재개하겠지만, 작전이 없는 현 상황에서 계속 그곳에 주둔할 필요는 없다”고 철군 이유를 설명했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휴전을 위해 군 병력을 물렸다는 의혹이 확산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전쟁을 계속할 의사를 내비쳤다. 헤르지 할레비 IDF 참모총장은 이날 “전쟁은 다른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가자지구에서 전쟁은 계속되고 종전은 아직 멀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하마스 고위 관리들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숨어 있고, 우리는 그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휴전을 부인했지만, 여전히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차량을 오폭한 뒤 이스라엘 군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1일 오후 가자지구 중부 데이브 알발라에서는 창고에 구호용 식량을 전달하고 떠나던 WCK 소속 차량 3대가 공습받았다. 이 공격으로 폴란드, 호주, 영국, 미국·캐나다 국적 직원 7명이 사망했다.

보안 컨설팅업체 르 백 인터내셔널의 마이클 호로비츠 정보 책임자는 "이 사건은 가자지구 전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스라엘에 여러 차례 요구했던 정밀한 군사 전략이 수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군을 통해 이러한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 일을 거론하며 강력히 경고했다.

다만 커비 보좌관도 이날 가자지구 구호 물품 반입 및 경로 확대 등 이스라엘이 구호 트럭 오폭 사건 이후에 발표한 조치에 대해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라면서 "이스라엘군과 구호 인력뿐 아니라 가자지구 주민과 이스라엘 간 신뢰가 복구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검증 가능 한 방식으로 시간을 두고 이스라엘의 약속이 실현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이스라엘의 구호 트럭 오폭사건 조사 결과 보고서에 대해 "현재 살펴보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자체적인)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이스라엘이 국제 인도주의 법을 위반했다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