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미술 기초체력 탄탄”…불황에도 역대급 인파 몰린 화랑미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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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화랑미술제, 닷새 간 5만 8000여명 찾아
글로벌 미술시장 불황에도 기대 이상 성과
합리적 가격대 작품 장바구니 담아
“신중하게 공부하는 젊은 컬렉터 눈에 띄어”
미술계 “향후 아트페어들도 성과 낼 지는 미지수”
글로벌 미술시장 불황에도 기대 이상 성과
합리적 가격대 작품 장바구니 담아
“신중하게 공부하는 젊은 컬렉터 눈에 띄어”
미술계 “향후 아트페어들도 성과 낼 지는 미지수”
올해 한국 미술시장은 보릿고개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적인 경기하강 국면이 이어지며 미술시장도 덩달아 위축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 아트바젤 홍콩이 기대 이하란 평가를 받고 막을 내린 것은 글로벌 미술시장이 불경기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내 미술시장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란 관측은 자연스러웠고, 한국은 얼마나 잘 연착륙할 수 있을지 정도가 관건이었다.
8일 미술계에 따르면 전날 막을 내린 ‘2024 화랑미술제’는 비관론이 지배하던 시장의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했단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단 평가다. 기대 이상으로 컬렉터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쏠쏠한 판매고도 올리는 등 활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다. 글로벌 시장에서 불어오는 외풍을 견딜 만큼 한국 미술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해졌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준 것이다.
▶▶▶(관련 기사) "벌써 팔렸어요"…화랑미술제, 예상 밖 인파에 '깜짝'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 C·D홀에서 열린 화랑미술제에는 닷새간 5만8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40년 넘는 화랑미술제 역사상 최다 관람객을 기록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작품을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 진풍경까지 벌어졌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만큼 과열된 수준은 아니었지만, 일평균 1만 명이 넘는 미술애호가들이 작품을 구경했다. 한국화랑협회 관계자는 “화랑미술제의 오랜 전통과 상반기 첫 대형 아트페어로서 문화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관람객 수치”라고 했다.
VIP 프리뷰가 진행됐던 행사 첫날에만 전년 개막일보다 5% 증가한 4700여 명이 다녀갔다. 첫날 오프닝 시간이 오후 3시가 되기 전부터 인파가 몰리며 긴 관람객 대기 줄이 형성됐다. 통상 아트페어의 흥행은 실구매 의사가 높은 컬렉터들이 주로 다녀가는 첫날 VIP 프리뷰에서 판가름 난다는 점에서 개막 직전까지 반신반의하던 화랑들 사이에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진 이유다. 높은 관람 열기는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초반부터 컬렉터들이 몰리며 마수걸이에 성공하는 화랑들의 모습도 더러 눈에 띄었다. 학고재 갤러리가 개막 30분 만에 김은정 작가의 ‘구름 산 파도’ 등 회화 3점을 판매하는 등 주요 화랑마다 작품 옆에 판매가 완료됐음을 알리는 빨간 스티커가 붙었다. 국제갤러리는 첫날에만 하종현의 판화를 비롯, 김윤신 작가의 ‘합이합일 분이분일’, ‘기억의 조각들’ 등 15점 이상을 팔았고, 이후에도 칸디다 회퍼, 장 미셸 오토니엘, 강서경, 김홍석, 이광호 등 화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팔았다.
갤러리 BHAK의 순재, 갤러리가이아의 심봉민, 갤러리조은의 성연화, 갤러리우의 한충석, 리서울갤러리의 김자혜 등 1980~1990년대생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도 높은 판매고를 보였다. 화랑가에선 작품 한 점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메가 세일’은 없었지만,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대로 꾸려진 출품작이 꾸준히 팔린 게 고무적이란 반응이다. 눈높이가 높아진 컬렉터들이 ‘패닉 바잉’ 대신 똘똘한 작품 한 점을 고르는 모습이 두드러졌다는 이유에서다. 유례없는 호황기에 유입됐던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상황에서도 이른바 ‘찐 컬렉터’들이 구매력을 보여준 만큼 시장 정상화의 초석을 다졌단 것이다.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는 “젊은 컬렉터들이 방문해서 이숙자의 드로잉, 박래현의 판화 작품 등을 사 갔는데, 미래 가치를 보고 공부하려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화랑미술제가 국내에서 열리는 첫 번째 대형 아트페어로, 올 한해 미술시장 농사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미술계의 표정은 밝아지고 있다. 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는 “화랑미술제를 시작으로 한국 미술시장의 주요 이벤트들이 줄줄이 열리는 만큼 고무적”이라고 했다. 다만 화랑미술제의 열기가 향후 개최될 아트페어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4~5월에만 부산과 서울에서 부산국제아트페어, 아트오앤오(ART OnO), 아트부산 2024 등이 열리는데, 일각에선 아트페어 난립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한 갤러리 대표는 “불황 여파가 덜하다는 것이지 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매층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아트페어만 늘어나는 느낌도 있다”고 했다.
8일 미술계에 따르면 전날 막을 내린 ‘2024 화랑미술제’는 비관론이 지배하던 시장의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했단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단 평가다. 기대 이상으로 컬렉터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쏠쏠한 판매고도 올리는 등 활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다. 글로벌 시장에서 불어오는 외풍을 견딜 만큼 한국 미술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해졌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준 것이다.
▶▶▶(관련 기사) "벌써 팔렸어요"…화랑미술제, 예상 밖 인파에 '깜짝'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 C·D홀에서 열린 화랑미술제에는 닷새간 5만8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40년 넘는 화랑미술제 역사상 최다 관람객을 기록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작품을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 진풍경까지 벌어졌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만큼 과열된 수준은 아니었지만, 일평균 1만 명이 넘는 미술애호가들이 작품을 구경했다. 한국화랑협회 관계자는 “화랑미술제의 오랜 전통과 상반기 첫 대형 아트페어로서 문화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관람객 수치”라고 했다.
VIP 프리뷰가 진행됐던 행사 첫날에만 전년 개막일보다 5% 증가한 4700여 명이 다녀갔다. 첫날 오프닝 시간이 오후 3시가 되기 전부터 인파가 몰리며 긴 관람객 대기 줄이 형성됐다. 통상 아트페어의 흥행은 실구매 의사가 높은 컬렉터들이 주로 다녀가는 첫날 VIP 프리뷰에서 판가름 난다는 점에서 개막 직전까지 반신반의하던 화랑들 사이에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진 이유다. 높은 관람 열기는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초반부터 컬렉터들이 몰리며 마수걸이에 성공하는 화랑들의 모습도 더러 눈에 띄었다. 학고재 갤러리가 개막 30분 만에 김은정 작가의 ‘구름 산 파도’ 등 회화 3점을 판매하는 등 주요 화랑마다 작품 옆에 판매가 완료됐음을 알리는 빨간 스티커가 붙었다. 국제갤러리는 첫날에만 하종현의 판화를 비롯, 김윤신 작가의 ‘합이합일 분이분일’, ‘기억의 조각들’ 등 15점 이상을 팔았고, 이후에도 칸디다 회퍼, 장 미셸 오토니엘, 강서경, 김홍석, 이광호 등 화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팔았다.
갤러리 BHAK의 순재, 갤러리가이아의 심봉민, 갤러리조은의 성연화, 갤러리우의 한충석, 리서울갤러리의 김자혜 등 1980~1990년대생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도 높은 판매고를 보였다. 화랑가에선 작품 한 점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메가 세일’은 없었지만,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대로 꾸려진 출품작이 꾸준히 팔린 게 고무적이란 반응이다. 눈높이가 높아진 컬렉터들이 ‘패닉 바잉’ 대신 똘똘한 작품 한 점을 고르는 모습이 두드러졌다는 이유에서다. 유례없는 호황기에 유입됐던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상황에서도 이른바 ‘찐 컬렉터’들이 구매력을 보여준 만큼 시장 정상화의 초석을 다졌단 것이다.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는 “젊은 컬렉터들이 방문해서 이숙자의 드로잉, 박래현의 판화 작품 등을 사 갔는데, 미래 가치를 보고 공부하려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화랑미술제가 국내에서 열리는 첫 번째 대형 아트페어로, 올 한해 미술시장 농사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미술계의 표정은 밝아지고 있다. 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는 “화랑미술제를 시작으로 한국 미술시장의 주요 이벤트들이 줄줄이 열리는 만큼 고무적”이라고 했다. 다만 화랑미술제의 열기가 향후 개최될 아트페어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4~5월에만 부산과 서울에서 부산국제아트페어, 아트오앤오(ART OnO), 아트부산 2024 등이 열리는데, 일각에선 아트페어 난립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한 갤러리 대표는 “불황 여파가 덜하다는 것이지 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매층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아트페어만 늘어나는 느낌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