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 여파…1~2년 연체 최다
상업시설·공동주택 용지 직격탄
"금융경색에 하반기 더 늘 수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각한 용지의 분양대금 연체 금액이 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공사비 상승 여파 등으로 최근 2년 새 3배 급증했다. 부실 사업장이 잇따르고 있어 연체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연체 토지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LH의 토지 연체금 합계는 6조3785억원으로 집계됐다. 필지 수로는 3853개에 달한다. 연체 기간이 1~2년에 해당하는 금액이 3조8829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른바 PF 부실 우려가 본격화한 시기다. 2년을 초과한 연체금은 1조3341억원, 6개월 초과~1년 이하 금액은 55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부터 문제가 불거진 6개월 이하 연체금도 6108억원에 달했다. 연체 금액은 해당 시점의 총액으로 누적 개념은 아니라고 LH는 설명했다.
토지 용도별로는 상업·업무시설의 연체가 총 915개 필지, 3조937억원으로 가장 심각했다. 신도시 외곽 등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오피스 용지 가운데 수요 부족과 자금 조달 문제 등이 불거진 곳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연체금도 1조173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불거진 ‘태영건설 사태’ 이후 지방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LH의 토지연체금은 2021년 말만 해도 2조1000억원 규모였다. 2022년 말 3조9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말 6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두 달 새 연체금이 소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올 상반기가 지나면 이 금액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권이 자금을 옥죄고 있는 데다 총선 후 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본격화하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더 늘어날 수 있어서다.
한편 올해 들어 2월까지 LH 공동주택용지에서만 5건(9필지)의 계약 해지가 발생했다. 경기 화성시 병점복합타운, 화성 동탄2, 인천 가정2 등이다. 금액 기준으로 약 73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계약 해지 규모(4곳·5필지·3749억원)를 뛰어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PF 부실 우려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당분간 주택 경기가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해 계약금 손해를 감수하고 토지를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