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5시리즈. 사진제공=BMW코리아
BMW 뉴 5시리즈. 사진제공=BMW코리아
"BMW는 좀 더 젊을 때 타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BMW 5시리즈를 타는 30대 이모 씨는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BMW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최근 5시리즈를 구매한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벤츠와 BMW 중 고민하다가 벤츠는 좀 더 중후한 느낌이 들어 BMW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BMW에 대한 이미지는 '젊은 사람들이 타는 수입차'로 통하는 분위기다. 이 씨는 "BMW가 추구하는 '펀드라이빙'이 젊은 감각에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최 씨는 "가격, 품질, 성능 등을 고루 따졌다"고 덧붙였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의 지난해 연령대별 판매 비중에서 20~30대가 약 3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23%)보다 월등히 높다. 2030세대 판매량에서도 벤츠보다 BMW가 많았다. BMW는 1만8063대 팔려 벤츠(8467대)의 2배를 넘었다. 5년 전과 비교해봐도 20~30대 판매량 격차가 확연히 벌어졌다. 2019년에는 BMW 1만4639대, 벤츠 1만4158대로 엇비슷했다.
뉴 320i M Spt. 영상=신용현 기자
뉴 320i M Spt. 영상=신용현 기자
특히 20대의 BMW 충성도가 더 높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를 보면 지난해 20대가 구매한 수입차 중 테슬라 모델Y(3위)를 제외하면 △1위 3시리즈(639대) △2위 5시리즈(499대) △4위 미니 해치(249대) △5위 X4(245대) 등이었다.

지난해는 5060세대 판매량 비중도 껑충 뛰었다. 2019년 5060세대 판매량 비중은 BMW 전체 판매량의 약 18%였는데 지난해는 24%까지 올랐다. 50~60대 판매량 증가는 전체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BMW는 지난해 벤츠를 꺾고 8년 만에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BMW 드라이빙센터 전시 공간./사진=BMW코리아
BMW 드라이빙센터 전시 공간./사진=BMW코리아
수입차를 사려는 젊은층이 BMW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우선 동급 대비 벤츠보다 저렴한 가격이 꼽힌다. BMW 5시리즈는 6880만~8870만원인데 동급인 벤츠 E클래스 가격은 7390만~1억23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이 씨는 "BMW는 '독일 차'인 데다 가격이나 옵션도 만족스러워 수입차면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편이다. 벤츠 동급 차량을 구매하려면 1000만~2000만원은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BMW 드라이빙 센터 트랙 안내. 사진=신용현 기자
BMW 드라이빙 센터 트랙 안내. 사진=신용현 기자
BMW그룹의 한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 투자도 어필 포인트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는 BMW가 2013년 독일·미국 다음이자 아시아에선 최초로 국내에 연 것이다. 이곳은 최근 젊은층에서 데이트코스로 추천받을 만큼 인기가 높다. 여기에 BMW 차종 중 가장 인기가 좋은 5시리즈를 지난해 10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도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굳건하던 벤츠, BMW, 아우디 등의 독일 차 순위도 최근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수입차라고 해서 무조건 선호한다기보다 소비자 눈높이도 깐깐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