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남 코어16 대표 "삼성전자, 주가 오를까 알고 싶으면…'G·P·S 좌표' 따져라"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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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고수를 찾아서 <3>
조윤남 코어16 대표
20년 경력 '퀀트의 고수'
반도체 업종, EPS 전망치가 후행
보통주·우선주 관계도 주목해야
조윤남 코어16 대표
20년 경력 '퀀트의 고수'
반도체 업종, EPS 전망치가 후행
보통주·우선주 관계도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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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을 때 사고, 낮을 때 파는 전략이 유효했습니다.”
조윤남 코어16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계량분석(퀀트) 1세대’다. 2002년부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에서 퀀트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대신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2월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대신파이낸셜그룹 부사장)를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나 퀀트 알고리즘 개발 업체 코어16을 창업했다. 그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남들을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추세와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심 종목에 적용해 볼 만한 퀀트 기법으로 직접 만든 ‘GPS 좌표법’을 꼽았다. 성장(growth), 이익(profit), 안정(stability)의 영어단어 앞 글자를 따 만든 명칭이다. 성장 지표는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이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안정은 순부채 비율을 따지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모든 세 가지 데이터는 총합이 100이 되도록 바꾸고, 이를 좌푯값 삼아 정삼각형 틀 안에 점을 찍어가며 각 종목 수치를 비교하는 구조다.
이때 모든 값이 다 큰 것보단, 특정 값 하나가 뛰어난 것이 매력적인 종목의 조건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삼성전자를 이 공식에 대입해보면 좌푯값은 ‘60:30:10’인데, 이익 증가 전망이 다른 대형주에 비해 부각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좌푯값에 따르면 ROE가 장기간 높은 기업은 한두 해 외면받더라도 투자 유망 종목이 되고, 흑자 전환한 기업은 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비싸 보여도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근 다시 각광 받는 반도체 섹터에는 EPS 전망치와 주가 관계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의 이익 사이클 변동이 심하고, 이 변화를 알기 어려운 반도체 산업이 EPS 전망치가 주가를 후행하는 특성을 보였다”며 “특히 삼성전자보다 이 특성이 강한 종목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12개월 선행 PER이 16배인 수준인 삼성전자는 아직 주가 상승 여력을 내포하고 있다. 16배는 주가를 EPS 전망치로 나눠 도출된 값인데, 분자는 빠르게 오른 반면 분모가 아직 충분히 커지지 않아 PER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후 시차를 두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상향한 EPS 전망치가 반영되면 수치는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그때는 매도 타이밍이 찾아온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PER이 높을 때 사야 하고, 이는 불황에도 마찬가지다”는 그의 지론이 탄생한 배경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은 해외주식은 ‘20일 주기법’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코어16 분석에 따르면, 특히 S&P500 지수나 ‘SPDR S&P500 트러스트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등 개인 투자자 관심이 높은 수치는 통계적 확률 분포(변동성)와 시장의 방향이 20일을 주기로 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단기 매매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미국 주식 비중 조절이 필요하거나 오랜 기간을 지속해서 매수하는 퇴직연금 투자의 경우, 매수·매도 기준을 20거래일로 잡으면 확률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격적인 퀀트 분석은 전문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투자자들도 구조를 이해하고 신뢰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나선 이유도 국내 금융시장에 제대로 된 퀀트 기법을 안착시키고, 퀀트를 멀게 느끼는 투자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했다. 조 대표는 “특히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 폭락을 막을 수 있는 사전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며 “남은 전문가의 생애 동안 글로벌 퀀트 금융사와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조윤남 코어16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계량분석(퀀트) 1세대’다. 2002년부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에서 퀀트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대신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2월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대신파이낸셜그룹 부사장)를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나 퀀트 알고리즘 개발 업체 코어16을 창업했다. 그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남들을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추세와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PER 높을 때 사라"
퀀트란 통계학과 수학을 기반으로 모형을 짜고, 방대한 데이터와 수치를 기반으로 투자하는 기법이다. 충동을 배제하고 객관적 투자를 추구한다. 조 대표는 퀀트 분석의 길을 ”100만 개 데이터 중 딱 5개의 숫자를 찾는 과정”으로 요약했다. 무수한 금융시장 수치 중 소수의 핵심 데이터를 찾는다는 의미다. 자연히 구현 방식도 다양하다. 그는 “증권사 근무 시절 ‘코리아디스카운트지수’ ‘신이익심리지수’ 등 수십 개 지표와 방법론을 만들어냈을 정도”라고 말했다.그는 관심 종목에 적용해 볼 만한 퀀트 기법으로 직접 만든 ‘GPS 좌표법’을 꼽았다. 성장(growth), 이익(profit), 안정(stability)의 영어단어 앞 글자를 따 만든 명칭이다. 성장 지표는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이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안정은 순부채 비율을 따지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모든 세 가지 데이터는 총합이 100이 되도록 바꾸고, 이를 좌푯값 삼아 정삼각형 틀 안에 점을 찍어가며 각 종목 수치를 비교하는 구조다.
이때 모든 값이 다 큰 것보단, 특정 값 하나가 뛰어난 것이 매력적인 종목의 조건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삼성전자를 이 공식에 대입해보면 좌푯값은 ‘60:30:10’인데, 이익 증가 전망이 다른 대형주에 비해 부각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좌푯값에 따르면 ROE가 장기간 높은 기업은 한두 해 외면받더라도 투자 유망 종목이 되고, 흑자 전환한 기업은 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비싸 보여도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근 다시 각광 받는 반도체 섹터에는 EPS 전망치와 주가 관계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의 이익 사이클 변동이 심하고, 이 변화를 알기 어려운 반도체 산업이 EPS 전망치가 주가를 후행하는 특성을 보였다”며 “특히 삼성전자보다 이 특성이 강한 종목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12개월 선행 PER이 16배인 수준인 삼성전자는 아직 주가 상승 여력을 내포하고 있다. 16배는 주가를 EPS 전망치로 나눠 도출된 값인데, 분자는 빠르게 오른 반면 분모가 아직 충분히 커지지 않아 PER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후 시차를 두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상향한 EPS 전망치가 반영되면 수치는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그때는 매도 타이밍이 찾아온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PER이 높을 때 사야 하고, 이는 불황에도 마찬가지다”는 그의 지론이 탄생한 배경이다.
해외 주식 살 땐 '20일 주기법' 유효
또 한 가지 주요 기법인 ‘통계적 페어 트레이딩’은 퀀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보편화된 상태다. 상호 관련성이 높은 두 종목이 순간적으로 주가 괴리를 보일 때, 싼 종목을 매수하고 비싼 종목을 파는 전략이다. 다만 그는 기법은 10일 이내 단기 매매에 유효한 것으로 연구됐다며, 개별 투자자가 직접 활용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장 현상에 대한 ‘센서’ 중 하나로 쓸 수는 있다”며 “적어도 증시 활황 국면에서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 쌍이 늘어난다는 개념은 알아두면 좋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짝을 이루는 종목은 현대차·현대차 2우B, 삼성전자·삼성전자우와 같은 보통주와 우선주다. 다만 그는 “최근 두 달은 시장 매수 심리가 강했지만, 매도기엔 종목 간 상대강도(관련성)가 약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개인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은 해외주식은 ‘20일 주기법’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코어16 분석에 따르면, 특히 S&P500 지수나 ‘SPDR S&P500 트러스트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등 개인 투자자 관심이 높은 수치는 통계적 확률 분포(변동성)와 시장의 방향이 20일을 주기로 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단기 매매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미국 주식 비중 조절이 필요하거나 오랜 기간을 지속해서 매수하는 퇴직연금 투자의 경우, 매수·매도 기준을 20거래일로 잡으면 확률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격적인 퀀트 분석은 전문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투자자들도 구조를 이해하고 신뢰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나선 이유도 국내 금융시장에 제대로 된 퀀트 기법을 안착시키고, 퀀트를 멀게 느끼는 투자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했다. 조 대표는 “특히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 폭락을 막을 수 있는 사전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며 “남은 전문가의 생애 동안 글로벌 퀀트 금융사와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