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만원이 36만원" 폭락에 개미들 눈물…애널도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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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만원 웃돌던 주가 3년 만에 30만대로 '뚝'
"본전치기라도…" 개미들 '줍줍' 나서지만
증권가 "아직 바닥 아냐…살 때 아니다"
"본전치기라도…" 개미들 '줍줍' 나서지만
증권가 "아직 바닥 아냐…살 때 아니다"
![LG생활건강의 뷰티 브랜드 ‘숨37°’의 모델인 배우 수지. 사진=LG생활건강](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365625.1.jpg)
한때 178만원을 넘던 주가가 꾸준히 밀리기만 해 약 3년 만에 30만원대 신세가 된 종목이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화장품·생활용품 제조사 LG생활건강이다. 이 기간 약 80%나 폭락했지만 증권가는 아직도 바닥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고가 브랜드인 '후' 중심으로만 중국 판매 전략만 고수해 온 게 현지 수요가 불확실해진 지금으로선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주가는 2021년 7월 1일 장중에 역대 최고가인 178만4000원을 찍었지만 이후 수시로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2월 중에는 장중 30만원까지 밀려나며 고점 대비 83.18%의 낙폭을 기록했다. '주가 200만원'을 외치던 주주들의 환호성은 3년도 채 안 된 지금 곡소리로 바뀌어 있다. 시가총액은 2021년의 고점 기준 27조8629억원에서 전일 종가 기준 5조6382억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고점과 현재 주가와의 괴리가 큰 만큼 '물려있는' 주주들이 많은 상태다. NH투자증권 디지털 서비스인 나무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LG생활건강에 투자 중인 약 2만명(총 보유수량 33만5216주)의 평균 단가는 약 82만원으로 손실투자자 비율이 무려 94%에 이른다. 종목토론방에서 한 주주는 "물타기만 몇 개월째인지…이러다 대주주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적었다. 다른 한 주주는 "스트레스 받다가 결국 손절했다"며 "LG생활건강 때문에 내 생활과 건강은 무너졌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의 후, 숨, 오휘 등의 화장품.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365306.1.jpg)
LG생활건강은 대부분 사업부의 실적이 쪼그라든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5672억원과 54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3%, 57.6% 감소한 수치다. 중국 수요 약세와 면세 채널 부진으로 화장품 부문 실적이 안 좋게 나온 영향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에는 매출액 1조7055억원, 영업이익 129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직전 분기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셈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LG생활건강의 바닥은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 개인들의 '줍줍'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오랜 시간 굳어진 '화장품주 왕좌' 자리를 아모레퍼시픽에 완전히 내줄 때가 됐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 최근 1년 주가 흐름 비교. 차트=야후파이낸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365363.1.jpg)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후' 브랜드에만 집중했던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등 비중국 국가로의 지역 확장, 제품 카테고리 확장 등을 시도해 왔다"며 "중국 경기가 워낙 안 좋은 데다 중국 내에서도 자국 제품 사용도가 높아져서 후와 설화수를 예전만큼 쓰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 달간 주가가 소폭 반등했다가 다시 뱉어낸 것 또한 추세적 반등은 어렵다는 방증"이라며 "미국에서 비중 확대를 이어가고 있는 아모레퍼시픽는 매수를 할 만한 시기라고 보지만 LG생활건강은 아직 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