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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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오는 8월 8일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 택시)를 공개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테슬라의 주가가 이달 8일 뉴욕 증시에서 4.9% 급등했다. 새로운 제품 공개를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 5일 SNS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당시에도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5%가량 급등했다. 8일 개장한 뒤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9% 급등하며 주당 172.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머스크 CEO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로보택시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해 왔다. 로보택시는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자율적으로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는 택시다. 월터 아이작슨의 평전 ‘일론 머스크’에 따르면 테슬라 로보택시 개발에 대한 논의는 2011년 처음 시작됐다.

테슬라는 로보택시가 모델 3보다 작고, 저렴한 자동차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가 완전자율주행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자동차에 운전대나 페달을 장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시 디자이너를 비롯한 개발자들은 운전대와 페달이 장착한 뒤 완전 자율주행차가 완성되면 이를 제거하자는 의견을 제기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이를 거부하고 완전 자율주행차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로보 택시는 미국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행하고 있다. 알파벳(구글)의 자율주행차 부문인 웨이모는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에서 무인 차량 호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의 본사가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8일 X에서 시행된 노르웨이 국부펀드 CEO 니콜라이 탕겐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율주행 시스템을 언급했다. 전기차 시장이 최근 침체했지만, 자율주행 시스템이 확산하면서 다시 반등할 것이란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머스크 CEO가 로보택시를 재차 언급한 것은 일종의 '눈속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데 따른 임시방편식 대응이란 비판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해서 미래에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이를 통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전략이다. 광고비를 지출하지 않고 테슬라를 홍보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머스크 CEO는 2013년에 자율주행 시스템이 수년 내로 90%가량 보급될 것이라 낙관했지만, 실패했다. 2016년에는 완전자율주행이라는 개념을 창시했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여전히 테슬라는 100% 자율주행 시스템을 완성하지 못했다.

리서치업체 바이털 날리지의 창립자인 아담 크리사풀리는 "과대광고 및 투기와 현실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며 "테슬라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발표하며 암울한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