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승리로 이재명 대표는 야권 유력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이 대표가 단독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범야권까지 합하면 200석에 가까운 의석을 거느린 거대 야당 당수로서 국내 정치권에서 갖는 영향력도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막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0시55분께 인천 계양을 당선을 확정짓고 YTN과의 전화연결에서 “저와 민주당에 민생을 책임지라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지역 발전을 이뤄내달라는 책임을 부과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4시 기준(전국 개표율 97.5%) 173~17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21대 국회에 이어 또다시 단독 과반을 거머쥐는 승리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입법 권력을 기반으로 차기 대권을 노린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대표가 그동안 주장해온 각종 법안이 민주당 주도로 추진될 전망이다. 총선 과정에서 주장한 13조원 규모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1인당 25만원) 지급 같은 포퓰리즘 색채의 정책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 지난 대선 간판 공약이던 ‘기본사회’ 논의를 전면에 띄울 가능성도 있다.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 등 자신을 둘러싼 재판과 관련해서도 ‘정치검찰의 정적 탄압’이라는 주장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는 집권 여당에 더욱 날을 세우고 존재감을 부각하면서 대권가도로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오형주/맹진규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