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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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미국 대형 테크주들이 시장을 이끄는 동안 바이오 헬스케어 지수는 나스닥 지수 등 시장 대표 지수 상승률을 하회했다. 한때 테크와 함께 성장주로 대접받았으나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 비만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노 디스크’등 대형 제약사(빅파마: Big Pharma)가 제외된 바이오 지수는 펜데믹 고점보다 낮다.

미국 주식 리서치를 전문으로 하는 바바리안리서치가 헬스케어 산업 분석기업 IQVIA(아이큐비아) 분석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한 자료를 보면 2020년에서 2021년 팬데믹 기간 미국 제약기업들은 막대한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연구 개발) 비용 비율은 2020년 20.4%에서 2021년 19.3%, 2022년 18.8%로 오히려 감소했다. 하지만 2023년 23.4%로 증가하며 금액 면에서도 1610억 달러(약 220조원)로 역대급 투자를 단행했다.

기술 또는 기업 인수도 거래를 살펴보면 2023년 화이자(Pfizer)와 씨젠(Seagen)이 430억 달러(약 58조원)의 딜을 진행하면서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Drug Conjugate) 분야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최근 비만 치료제 개발을 포기한다고 밝힌 화이자는 ADC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ADC는 암세포를 잘 찾는 항체(Anti body)와 공격성이 뛰어난 약물(Cytoxic Drug)을 결합해 항암 효과를 높이는 표적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주목할 만한 특징은 대형 제약사 간의 거래 비중이 2019년 13.6%에서 2023년 10.2%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중소형 바이오 기업들의 M&A 또는 기술 이전 등의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AI 바이오 관련한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GPT가 등장한 이후 급증하고 있는데 2023년 AI 바이오 관련 거래금액은 128억 달러로 직전 3년 평균 거래액의 2.7배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세포 유전자치료제(CGT: Cell Gene Therapy)에 관한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세포를 추출하여 유전자를 편집하고 다시 삽입하는 기술인데 바이오 테크 기술의 절정이다.

요약하면 비만 치료제 관련 기업을 제외한 헬스케어 바이오 주식의 성과는 저조했으나, 지난해부터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포인트는 ADC, CGT, AI 그리고 중소형 바이오 테크 기업에서 찾을 수 있는 성장 기회다. 글로벌 주도주로 등극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연초 가전박람회 CES에 참석하지 않고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에 참석한 이유일 것이다.

관련 산업에 집중한 ETF는 ARK인베스트먼트의 ‘ARK Genomic Revolution(ARKG)’이다. 주요 보유 종목은 유전자 편집 기업 CRSPR Therapeutics 7.42%, 합성 DNA 제조기업인 TWIST Bioscience 5.99%, 엔비디아의 투자로 알려진 AI 바이오 Recursion 5.18% 등이다. ARKG ETF 가격은 팬데믹 직후 급등했다가 상승분을 모두 되돌려 놓은 상태다.

인공지능 GPT 등장 이후 진행됐던 미국 빅테크 중심의 상승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다음 주도업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후보 중 빠지지 않는 업종이 헬스케어 바이오다.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수준과 높은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바이오 업종에 갖는 관심이 높다.

‘암’ 정복을 향한 인간의 열정을 담을 수 있고, 데이터 기반의 산업이기 때문에 AI 적용이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업종이다. 하지만 바이오산업은 용어가 생소하고 어렵다. 종목과 상품을 선택하기에 앞서 긴 호흡에서 해당 산업의 연구개발(연구·개발) 트렌드를 공부해 나가는 것이 투자의 세부 방향과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올바른 투자법이 될 것이다.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