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한국공예전에 출품된 고연산방의 공예품.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밀라노 한국공예전에 출품된 고연산방의 공예품.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매년 4월이 되면 세상의 모든 디자인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날 수 있다. 디자인 성지로 불리는 이 도시에서 ‘밀라노 디자인위크’가 열리기 때문이다. 가구부터 패션·IT·건축·자동차 등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박람회인데, 이 곳에선 10년 넘게 한결같이 사랑받는 전시가 있다. 한국 전통 공예 매력을 알리는 ‘밀라노 한국공예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밀라노 디자인위크 동안 한국 공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일주일간 로산나 올란디 갤러리에서 ‘사유의 두께(Thoughts on Thickness)’를 주제로 ‘2024 밀라노 한국공예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도자, 나무, 섬유, 유리 등 다양한 공예 분야에서 활동하는 25명(팀)의 작품 630여 점을 선보인다.
밀라노 한국공예전에 출품된 박강용의 옻칠 공예품.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밀라노 한국공예전에 출품된 박강용의 옻칠 공예품.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올해 공예전은 두 개의 본전시와 하나의 야외 공간 행사로 구성됐다. 우선 오브제 전시인 ‘변덕스러운 두께’에선 재료에 대한 한국 공예가들의 깊은 사유를 보여주는 작품이 나온다. 한국의 차(茶) 도구를 소개하는 전시인 ‘소박(素朴)’에선 한국적 삶의 태도 중 하나인 소박한 정서를 차 문화와 함께 보여줄 예정이다. 야외 공간 ‘공존의 마당’에선 한옥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장소인 마당이 지닌 소통의 의미를 담아냈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옻칠 공예품들이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3호 박강용 옻칠장의 작품을 비롯해 옻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유남권, 허명욱 작가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전시 총괄 기획을 맡은 최주연 예술감독은 “쓰임의 도구이면서도 사유의 존재로 확장된 한국 공예의 입체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