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증권가가 픽한 삼성SDI…"○○ 확인 후 매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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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증권가 '톱픽'
프리미엄 전기차 납품 차별화
전고체배터리 양산 기대감까지

3분기 실적 개선 전망 나오지만
일각에선 "더 늦어질 수도"
"판매량 증가 확인돼야 주가 반등"
사진=삼성SDI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기나긴 조정장을 거치는 2차전지 관련주 가운데 증권가 최선호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 배터리가 공급되는 프리미엄 전기차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데다, 전고체 배터리 기대감이 작용했단 분석이다. 하지만 전방시장인 전기차 성장이 정체됐단 점에서 판매량 증가가 숫자로 드러날 때까지 주가가 반등 국면을 맞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한 달간(3월 11일~4월 11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5.6%), SK이노베이션(7.1%) 등 다른 2차전지 관련주보다도 낙폭이 비교적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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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부터 부진이 이어진 국내 2차전지 업종은 올해 들어서도 쉽사리 강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전기차 시장 침체로 배터리 재고가 쌓여있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긴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저가 전기차 공세로 값싼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단 점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증권가가 주목한 2차전지 기업은 삼성SDI다. 다올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는 삼성SDI를 2차전지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고급화 전략을 고수한 덕에 BMW 등 프리미엄 전기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면서 판매량과 실적을 방어해냈단 점이 높이 평가됐다. 프리미엄 전기차보다 판매량이 양호했던 만큼 배터리 수요도 견조했기 때문이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SDI의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0% 늘었다.

올 1분기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1분기 24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AMPC) 수령액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삼성SDI는 북미 공장을 가동하지 않아 아직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발표한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1573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MPC 금액 1889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316억원의 적자를 냈다. SK온은 이번 1분기 2000억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돼 2021년 4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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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는 늘리되 안정성이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이 2027년으로 경쟁사 중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보다 크단 평가다.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3.94배 수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41.71배) 대비 저평가됐단 분석이 나온다.

지금껏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올 3분기를 기점으로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경우 올해는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을 예상한다"며 "1분기 중 리튬 가격 안정화에 따라 판매가격 하락이 멈출 것으로 예상되는 올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2차전지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려면 이보다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시장이 특히 세계 3위 전기차 시장인 미국 내 전기차 보급 속도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단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침투율은 10% 아래로 30%(SNE리서치 기준) 돌파한 중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전기차 업체들의 행보도 전기차 수요가 당분간 저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점을 암시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 시기를 당초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추고, 2025년부터 생산하기로 한 전기차 픽업트럭 출시도 2026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그간 전기차 전략을 고수하던 기아는 최근 열린 '인베스터데이'에서 처음 하이브리드차로 쉬어가는 과도기가 있을 것이란 점을 언급하며 '전기차 숨 고르기'를 시사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올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오지만,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며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 업체의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게 숫자로 확인돼야 주가가 상승 구간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아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