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공장을 3곳에서 6곳으로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116억달러(약 15조8000억원) 규모 ‘파격 지원’에 힘입어 미국 내 칩 공급망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TSMC가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 확보한 공장 건설 부지는 1100에이커(약 4452㎢)로, 팹(반도체 생산 공장) 6개를 건설할 수 있는 규모다. TSMC는 이미 이곳에 2곳의 팹을 건설 중인데, 후속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 건설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이 활용될 세 번째 팹 건설 계획은 지난 8일 발표됐다. 미 정부가 TSMC에 116억달러의 공장 설립 보조금을 약속하면서 TSMC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기존 대비 62.5%(250억달러) 늘렸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다. 4㎚ 기술이 적용된 피닉스의 첫 번째 팹은 이달 말 약 4000장 규모의 웨이퍼 시험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TSMC는 내달 좡쯔서우 시설 운영 담당 부사장을 피닉스 공장에 파견할 예정이다. 왕잉랑 팹 운영 담당 부사장과 협력해 미국 내 공장 건설과 생산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