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홀딩스가 제주용암수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달 중국에 대량으로 제품을 보내기 시작하는 등 수출국을 늘리고 용암해수를 활용한 식품 원료 사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제주용암수는 미래성장동력 키워드로 ‘건강’을 앞세운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바이오와 함께 적극 육성 중인 신사업이다. 2019년 제주용암수 생산 공장을 준공한 지 5년 만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명수로 키운다”

中 수출하고 과자·음료로도 개발…오리온, 용암수로 생수판 흔든다
오리온은 지난해 4월 중국 칭다오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 칭다오국서체육문화산업유한공사와 제주용암수 중국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달 말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칭다오시 최대 음료 판매 기업 중 하나인 칭다오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는 중국 내 칭따오맥주를 유통·판매하는 회사로 제주용암수의 현지 유통·판매를 맡는다. 축구클럽 등을 운영하는 스포츠 기업인 칭다오국서체육문화산업유한공사는 브랜드와 디자인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영업망 구축 등을 담당한다.

오리온은 각종 스포츠와 연계해 제주용암수 마케팅을 강화하고 칭따오맥주의 전국 유통망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중국 수출 목표량은 5000만 병이다. 내년엔 현지 수요에 맞춰 제품을 다양화하고 수출 물량을 두 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오리온은 중국 이외에 베트남 러시아 미국 뉴질랜드 싱가포르 필리핀에도 제주용암수를 수출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건강에 좋은 경수 수요가 늘며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오리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적인 명수(名水)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경도가 높은 경수는 국내 시판 중인 대부분의 생수인 연수와 달리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에 좋은 물’로 통한다. 칼슘·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피로 회복과 노화 방지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식품원료 사업도 확대

오리온은 2019년 생수 사업을 시작했다. 그해 8월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에 건축면적 1만4985㎡ 규모의 제주용암수 생산 공장을 짓고 제품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생수 시장에서 제주용암수의 점유율은 낮은 편이다. 닐슨IQ코리아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오프라인 생수 소매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제주삼다수가 40.3%로 1위다. 이어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가 13.1%, 농심 백산수가 8.3%다. 오리온이 자체 집계한 제주용암수의 점유율은 약 2%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오리온은 용암해수를 활용해 식품원료 사업도 시작했다. 올해 2월 용암해수로부터 추출한 미네랄 원료인 ‘용암해수칼슘’ 생산에 나섰다. 용암해수칼슘은 칼슘 함량 25% 이상인 백색 분말 원료다. 오리온은 앞서 제주용암수 제조 과정에서 용암해수를 농축·분리해 칼슘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용암해수칼슘을 식품원료로 인정했다. 용암해수로부터 추출한 미네랄을 식품원료로 공인받은 국내 첫 사례다.

오리온은 용암해수칼슘을 첨가한 과자, 혼합음료 등 제과와 음료 제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마그네슘, 칼륨 등 미네랄 원료화를 확대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