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전무이사 겸 수석 주식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전무이사 겸 수석 주식 애널리스트
월가 스타 애널리스트이자 애플과 테슬라 강세론자로 잘 알려진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한국경제TV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아이브스는 테슬라에 대해 장기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고수하는 한편, 중국 전기차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가격 인하 정책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에 대해서는 올해 6월 개최되는 WWDC(세계개발자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 세계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AI(인공지능) 열풍에 대해선 향후 10년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아직 버블은 형성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단독인터뷰] 댄 아이브스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 가치는 3조 달러"
■ About 테슬라

▲ 현재 테슬라의 중장기 성장 전략은 무엇인가?


테슬라가 이번에 보고한 분기의 수치는 정말이지 끔찍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테슬라의 장기적 전망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입니다. 이러한 성장 과제는 과거에도 많이 겪었습니다. 현재 테슬라는 두 개의 성장 물결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향후 1년 반 안에 3만 달러 이하의 차량 출시를 앞둔 상황이니까요. 일론 머스크는 이 폭풍 속에서 테슬라를 잘 이끌어 나가야 할 겁니다. 특히 중국과의 가격 전쟁이 시작될 테니까요. 테슬라의 성장 스토리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테슬라의 성장은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진실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 현재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에게 밀려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당신이 일론 머스크에게 테슬라의 경영에 대해 조언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머스크에게 어떤 전략을 제시하겠는가?

가격을 내리지 말라는 겁니다. 가격을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가격 전쟁에 말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선 TV 가격을 매주 할인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구매하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소비자들은 1주일 뒤에 TV가 더 싸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작은 실수가 모여 일을 그르치는 겁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업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이자 가격에서도 기준이 되는 대상입니다.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면) 수요가 조금 줄어들 수는 있겠죠. 하지만 중국과의 가격 전쟁을 시작하면 테슬라는 최악의 상황을 직면하게 될 겁니다.

▲ 테슬라가 중국 시장 없이도 중장기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중국은 테슬라 매출의 35~40%를 차지하므로 테슬라의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시장입니다. 유럽과 미국 시장도 물론 중요하지만요.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는 애플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애플 역시 1분기에 중국 시장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죠. 지금은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단독인터뷰] 댄 아이브스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 가치는 3조 달러"
▲ 테슬라가 추진 중인 '로봇택시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로봇택시 사업이 본격화 되려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가 100%가 되야하고 저가 전기차 양산이 가능해야 하는데 진척도가 매우 낮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현재로선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테슬라의 장기적 전망이 낙관적인 이유도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엔 3조 달러의 가치가 있습니다. 규제 기관의 허가를 받고 나면 테슬라의 'FSD(Full-Self Driving, 완전 자율주행) 12' 버전은 테슬라가 이룬 성취를 완전히 증명해 보일 겁니다. 2030년 전까지 전체 자동차의 5%는 자율주행 차량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테슬라에는 매우 중요한 시기로 규제 기관이라는 장벽을 잘 극복해야 합니다.

▲ 일각에선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주가에 리스크 요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약 머스크가 테슬라 CEO 자리에서 내려온다면, 테슬라 주가는 어떻게 반응할까?

테슬라 가치의 70%는 일론 머스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일론 머스크로 인한 잡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트위터에서의 행적이나 과거 진술서 등을 봤을 때 테슬라 수요 악화의 30%는 머스크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테슬라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테슬라의 두뇌이자 심장이자 폐니까요. 그러나 테슬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더는 허용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빨리 바로잡지 않으면 선택해야 할 때가 올 겁니다. 아마도 (머스크와 테슬라는) 몇 달에서 1년 안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지도 모릅니다.

▲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을 때 애플의 주가도 급락했었다. 만약 머스크가 테슬라 CEO 자리에서 내려온다면, 테슬라 주가는 어떻게 반응할까?



그럼요, 테슬라가 파괴적 기술 기업인 이유는 바로 일론 머스크 때문입니다. 머스크가 테슬라 외부에서 AI 계획을 펼치겠다고 일종의 위협을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주가에 엄청난 악재였죠. 머스크가 AI 사업을 다른 곳에서 진행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여러 우려가 발생했습니다. 사실 이럴 때가 아닌데 말이죠. 하지만 이런 상황마저도 머스크가 없는 테슬라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 됩니다. 머스크와 테슬라는 '샴 쌍둥이(두 사람이 한 몸을 공유하는 형태의 결합 쌍생아)'와 같으며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머스크도 향후 3~5년간 계속 CEO로 남겠다는 의지를 5월에 있을 주주 회의에서 명확히 밝혀야 할 것입니다.
[단독인터뷰] 댄 아이브스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 가치는 3조 달러"
■ About 애플

▲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애플의 AI 사업이다. 애플이 AI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게 없다 보니 시장 분위기는 회의적이다. 애플이 AI 사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는가?



애플은 오는 6월 WWDC(세계개발자회의)에서 AI 전략의 주요 부문을 발표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마 AI 앱스토어와 가까운 형태일 것으로 예상되며 개발자들이 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아이폰 16에도 AI 기술이 탑재될 겁니다. 하지만 AI 개발에 있어서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진행할 겁니다. 애플은 세계 최대 서비스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6월은 애플의 AI 전략을 선보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 애플이 AI 관련 자구책이 없다고 하더라도, 비전 OS나 비전 프로 등 AI 컨텐츠를 담을 하드웨어는 여전히 훌륭하다. 애플이 다른 AI 기업과의 협업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AI와 관련해서는 구글과 협업할 것으로 보이는데 저는 이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각각의 대형 언어 모델(LLM)을 고수하면서도 다른 기업들과 충분히 협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도 다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만든 작품입니다. 애플의 핵심 DNA는 내부적으로 지켜가되, 구글을 포함한 다른 협업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6월에 개최되는 애플의 WWDC(세계개발자회의)이다. 올해 WWDC 관전포인트는 무엇인가?



향후 몇 달간 더 많은 걸 알게 되겠지만 개발자 플랫폼이 중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개발자들은 언제든 경쟁사로 갈 수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치열한 전쟁 중입니다. 애플에 있어 개발자들은 생명선입니다. 따라서 6월 WWDC에서는 AI 서비스에 가장 큰 중점을 둘 것으로 생각됩니다.

▲ 애플은 지난 10년간 지켜오던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빼앗겼다. 애플이 AI 사업 강화를 통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애플도 중국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중국이 애플의 전체 매출 중 20%를 차지하기 때문이죠. 화웨이와의 경쟁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한 몫 합니다. 하지만 애플이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건 아닙니다. 중국은 너무나 중요한 시장이기에 애플은 결국 이 위기를 극복해 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중국 문제의 해결 여부는 애플의 가장 큰 변수(호재)로 작용할 겁니다.

▲ 애플이 중국 시장 없이도 중장기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것으로 보는가?



아뇨, 애플은 중국을 꼭 필요로 합니다. 물론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생산 공정을 좀 더 다각화하기로 하고 중국 외에도 인도, 베트남에서도 생산 중입니다만 여전히 중국 시장은 애플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겁니다. 지난 몇 주간 있었던 대만 폭스콘 상황만 봐도 그렇죠. 다시 강조하지만, 매출이 가장 중요한데 아이폰의 20%는 중국에서 판매됩니다. 올해 애플이 타격을 입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애플과 테슬라는 각각 화웨이, BYD(비야디), 샤오미 등 중국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애플과 테슬라가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겁니다. 세계 최고의 제품이라면 어느 나라에서 만들었든 신경 쓰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최고를 원하니까요. 애플과 테슬라가 오늘날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도 바로 그 때문이죠. 꾸준히 혁신해야 합니다. 실제 경쟁도 치열하고 지정학적 문제도 존재하지만 중요한 것은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겁니다.
[단독인터뷰] 댄 아이브스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 가치는 3조 달러"
■ About 엔비디아

▲ 엔비디아 주가가 AI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엔비디아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며 결국 AI 반도체 경쟁 과열로 테슬라 처럼 주가가 추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향후 엔비디아 주가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AI 열풍은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AI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이 분야를 계속 선도해 나갈 거라고 밝혔죠. 엔비디아 주가는 앞으로도 꾸준히 상승할 겁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3조 달러가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은 허황된 게 아닙니다. 엔비디아는 (AI 업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고 우리는 1995년의 순간(닷컴 버블 형성 시기)을 맞이했습니다. 이제부터 펼쳐질 상황을 지켜보는 일만 남았죠.

▲ 챗GPT 등장 이후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닷컴 버블' 초기 상황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저는 90년대 초반부터 기술주를 다뤄왔고 (닷컴 버블) 상황을 직접 겪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1999년(닷컴 버블 붕괴 시기)이 아닌 1995년(닷컴 버블 형성 시기)의 순간입니다. 따라서 현 상황은 결코 버블이 아니며 새로운 기술주 강세장은 몇 년간 지속될 겁니다. 실제로 AI를 위한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제 시작됐고 줄지어 AI 관련 파생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 강세장을 확신할 수밖에 없는 거죠.

▲ 구체적으로 AI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가?



(AI 업계는) 최소 10년은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기업이나 소비자 측면에서도 이제 시작된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은 팝콘 들고 구경만 할 게 아니라 (직접 투자에 뛰어들) 준비를 해야 할 순간입니다. AI 관련 기술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불과 몇 년 안에 4~5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AI 시장 규모에 대해 1조 달러는 어림도 없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제는 S&P 500에서 기술주의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이고 성장세도 더욱 강력해질 것입니다. 규제 기관과 독점 금지법이라는 장벽이 존재하더라도 말이죠.

▲ AI 열풍이 끝난 뒤 시장을 주도할 테마는 무엇이라고 예상하는가?

AI 다음 테마로는 양자컴퓨팅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향후 십 년간은 AI가 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물론 자율주행 기술 같은 테마도 주목받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AI를 통한 4차 혁명이 주류라고 생각됩니다.
[단독인터뷰] 댄 아이브스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 가치는 3조 달러"
■ About 비트코인



▲ 비트코인 가격이 현물 ETF 승인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말 예정된 반감기가 지나면 1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대단한 일이죠. 비트코인 ETF 승인이 투자 환경을 바꾼 것은 확실하며 실사용 사례 또한 전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금융 분야 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도 그렇고요. 가상화폐는 더 이상 과장된 것이 아닙니다. 가상화폐는 가까운 미래에도 계속 존재할 겁니다. 처음에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근거 없는 소란이나 꿈같은 이야기라고 여겼지만, 이제 허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겁니다.


박찬휘기자 pch8477@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