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학교에 아이들 '북적북적'…지역 '핫플'된 폐교 비결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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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스러운 폐교 부지, 이렇게 바꿨더니
교육 시설·문화 공간 등으로 재탄생
해마다 통폐합 학교 증가세
미활용 폐교 아직 많아
"폐교 활용 사업 추진 효율성, 활용도 높여야"
교육 시설·문화 공간 등으로 재탄생
해마다 통폐합 학교 증가세
미활용 폐교 아직 많아
"폐교 활용 사업 추진 효율성, 활용도 높여야"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네 흉물이던 곳이 최근 어린이들의 웃음이 샘솟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율곡문화학당의 이야기다. 인근에 거주하는 초·중등학생들은 주말마다 이곳에 모여 방송 댄스, 합창, 미술, 사진·영상 수업을 듣는다. 오전·오후, 하루 2번씩 진행하는 수업마다 15~20명 남짓의 학생들이 모인다.
이곳은 1970년에 개교해 2019년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된 법원초등학교의 부지였다. 폐교 직후 해당 구역이 임시 법원읍 행정복지센터로 잠깐 사용된 적은 있었지만, 이렇다 할 대책 없이 비어 있었다. 4년간 방치돼있다가 지난해 4월 파주시청이 경기도 유휴공간 문화 재생 공모에 선정돼 올해 3월 문화공간으로 재개장했다. 현재 율곡문화학당은 평일에 인근 초등학생들의 방과후 수업 교실로 쓰이고, 주말에는 문화교육 프로그램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6월부터는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일반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설할 계획이다.
같은 법원읍에 위치한 별난독서문화체험장도 과거 초등학교였던 곳이다. 지금은 캠핑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1998년 폐교 후 12년간 방치돼있던 금곡초등학교 부지를 2010년에 지역 도서관으로 조성했다가, 2017년에 부지 일부를 다시 캠핑장으로 탈바꿈했다. 폐교가 캠핑장이 된 최초의 사례다.
지난해 315명이 이곳에서 캠핑을 즐겼으며, 도서관 프로그램을 포함해 주말에 개최되는 문화 행사에는 연간 2000명가량의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대부분 폐교된 초등학교 출신으로 부지에 대한 애정이 컸다"며 "공간 개선 요청이 많아 교육청에 부지 활용 승인을 받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영월군청도 폐교 부지를 승화시킨 지자체로 주목받고 있다. 군 내에 23개의 박물관이 있는 영월군은 폐교 부지를 리모델링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영월군의 국제현대미술관, 인도미술박물관,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영월곤충박물관이 과거 학교였던 자리에 세워졌다.
지자체의 노력 끝에 영월군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이름을 떨쳤고, 지난해에만 725만명의 관광객이 영월군을 찾았다.
학교 통폐합으로 폐교 부지는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938만명이 사는 서울시에서도 올해 3월 도봉고등학교가 일반고 최초로 폐교됐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도봉고는 2025년부터 인근 도봉초와 도솔학교(특수학교) 초등부의 공동 임시 교실로 활용될 계획이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폐교 부지의 경우 교육 지원 시설 쪽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모색하고 있다"면서 "성수공업고등학교는 진로 직업 교육원, 공진중학교의 경우 환경 체험 교육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 최근 3년간 통폐합한 학교는 72개교에 달한다.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폐교가 예상되는 학교는 무려 33곳이다. 이 기간 전국 초등학생 수는 2021년 267만2287명에서 2023년 260만4635명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2030년에는 초등학생 수가 161만 명으로 줄어 200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진단했다.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통폐합하는 학교가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지난해 9월 교육부가 발표한 '전국 시·도 교육청 폐교재산 현황'을 기준으로 전국 교육청이 보유하고 있는 폐교는 1335곳이다. 이 가운데 미활용 폐교는 358곳으로 여전히 전체의 26.8%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폐교가 지역에서 사랑받는 공간으로 재탄생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있다. 지자체가 어떤 사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담당하는 중앙 부처가 다르고,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선 교육청의 승인 등 행정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폐교 활용 공간들도 4~12년간 방치돼있다가 예산이 확보된 후 개발에 돌입한 곳들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폐교 부지를 활용하려면 지역 교육청과의 업무 협약, 지원 사업 신청을 통한 예산 확보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폐교 직후 부지가 방치되는 기간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폐교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폐교를 관리하는 별도의 공사 등 효율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이곳은 1970년에 개교해 2019년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된 법원초등학교의 부지였다. 폐교 직후 해당 구역이 임시 법원읍 행정복지센터로 잠깐 사용된 적은 있었지만, 이렇다 할 대책 없이 비어 있었다. 4년간 방치돼있다가 지난해 4월 파주시청이 경기도 유휴공간 문화 재생 공모에 선정돼 올해 3월 문화공간으로 재개장했다. 현재 율곡문화학당은 평일에 인근 초등학생들의 방과후 수업 교실로 쓰이고, 주말에는 문화교육 프로그램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6월부터는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일반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설할 계획이다.
같은 법원읍에 위치한 별난독서문화체험장도 과거 초등학교였던 곳이다. 지금은 캠핑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1998년 폐교 후 12년간 방치돼있던 금곡초등학교 부지를 2010년에 지역 도서관으로 조성했다가, 2017년에 부지 일부를 다시 캠핑장으로 탈바꿈했다. 폐교가 캠핑장이 된 최초의 사례다.
지난해 315명이 이곳에서 캠핑을 즐겼으며, 도서관 프로그램을 포함해 주말에 개최되는 문화 행사에는 연간 2000명가량의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대부분 폐교된 초등학교 출신으로 부지에 대한 애정이 컸다"며 "공간 개선 요청이 많아 교육청에 부지 활용 승인을 받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영월군청도 폐교 부지를 승화시킨 지자체로 주목받고 있다. 군 내에 23개의 박물관이 있는 영월군은 폐교 부지를 리모델링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영월군의 국제현대미술관, 인도미술박물관,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영월곤충박물관이 과거 학교였던 자리에 세워졌다.
지자체의 노력 끝에 영월군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이름을 떨쳤고, 지난해에만 725만명의 관광객이 영월군을 찾았다.
학교 통폐합으로 폐교 부지는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938만명이 사는 서울시에서도 올해 3월 도봉고등학교가 일반고 최초로 폐교됐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도봉고는 2025년부터 인근 도봉초와 도솔학교(특수학교) 초등부의 공동 임시 교실로 활용될 계획이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폐교 부지의 경우 교육 지원 시설 쪽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모색하고 있다"면서 "성수공업고등학교는 진로 직업 교육원, 공진중학교의 경우 환경 체험 교육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 최근 3년간 통폐합한 학교는 72개교에 달한다.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폐교가 예상되는 학교는 무려 33곳이다. 이 기간 전국 초등학생 수는 2021년 267만2287명에서 2023년 260만4635명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2030년에는 초등학생 수가 161만 명으로 줄어 200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진단했다.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통폐합하는 학교가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지난해 9월 교육부가 발표한 '전국 시·도 교육청 폐교재산 현황'을 기준으로 전국 교육청이 보유하고 있는 폐교는 1335곳이다. 이 가운데 미활용 폐교는 358곳으로 여전히 전체의 26.8%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폐교가 지역에서 사랑받는 공간으로 재탄생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있다. 지자체가 어떤 사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담당하는 중앙 부처가 다르고,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선 교육청의 승인 등 행정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폐교 활용 공간들도 4~12년간 방치돼있다가 예산이 확보된 후 개발에 돌입한 곳들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폐교 부지를 활용하려면 지역 교육청과의 업무 협약, 지원 사업 신청을 통한 예산 확보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폐교 직후 부지가 방치되는 기간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폐교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폐교를 관리하는 별도의 공사 등 효율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