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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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42.6%. 최근 6개월간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 인상 폭이다. 여기에 쿠팡까지 구독료를 58.1% 올리며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이 일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OTT를 중심으로 ‘구독 플랫폼’ 가격이 잇따라 인상됐다. 올해 들어 월 1만원 이하 요금제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유튜브가 프리미엄 월 구독료를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2.6% 올린 게 대표적이다. 디즈니플러스는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티빙은 1만39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월 구독료를 인상했다. 그나마 광고를 시청하면 넷플릭스와 티빙은 콘텐츠를 월 5500원에 볼 수 있다.

OTT에 쿠팡마저…일상이 된 '구독플레이션' [정지은의 산업노트]
OTT 결합 통신 구독 서비스 이용료도 줄줄이 뛰었다. SK텔레콤은 ‘T우주’ 구독 서비스에 포함한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상품 이용료를 오는 6월 1일부터 올린다. 아마존 무료배송 등의 혜택이 포함된 ‘우주패스 올’은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 시 월 구독료가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오른다. KT는 다음달 1일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구독 서비스 월 이용료를 945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인상한다.

구독 플랫폼의 잇따른 가격 인상이 가계에 주는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플랫폼 서비스를 유료로 구독해 보는 흐름이 확산해 플랫폼 하나만 구독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OTT만 해도 1인당 평균 2.1개를 구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OTT 구독료로 지출한 비용은 1인당 월 1만2005원이다.

여기에 쿠팡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멜론 등 쇼핑·생활·음악 플랫폼 구독을 결합하면 1인당 구독 플랫폼에 지출하는 비용은 월 2만원에 육박한다. 챗GPT, 딥엘, 미드저니 등 유료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구독하면 통신비로 빠져나가는 금액이 월 10만~2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료, 수도료 등 공과금 외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고정비가 불어나는 셈이다.

추가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7월 구독료를 올린 뒤 1년도 안 돼 이달 말 프리미엄 구독료 인상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선 ‘구독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이용자는 “물가 상승에 따른 조치라도 인상 폭이 40%를 넘는 경우가 많아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일부 구독 서비스 해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