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1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1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가 오는 25일 의대 교수들의 대규모 사직이 예상된다며 정부에 신속한 대화를 촉구했다.

전의비는 12일 16개 의대가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총회를 연 뒤 보도자료를 배포해 "병원을 지키고 있는 교수들의 정신적, 육체적 한계와 4월25일로 예정된 대규모 사직은 현재의 의료붕괴를 가속할 것"이라며 "정부가 시급히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개 의대 비대위로 구성된 전의비는 40개 의대 교수협의회로 꾸려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는 다른 단체다. 전의비는 지난달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달 25일은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지 1달이 되는 날이다. 민법은 고용 기간의 약정이 없는 근로자의 경우 사직 의사를 밝힌 뒤 1개월이 지나면 사직의 효력이 생긴다고 본다. 대학들이 교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있지만 25일부터는 자연적으로 고용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교수들의 사직서를 교수 비대위가 모아 제출하지 않고 있는 사례도 많고, 의대 학장이 가지고 있으면서 대학 본부에 전달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비는 다른 의료단체들과도 한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계의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교수단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향후 계획을 맞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의비는 "전공의 사법조치, 의대생의 집단 휴학 및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이달 11일 전의교협 성명서에 발표된 의대 증원 중지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 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의료계의 단일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의비는 다양한 의료단체들의 정부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고, 의료계의 요구사항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전날 새 비대위원장으로 뽑힌 최창민 울산대 의과대학 교수는 "정부의 무협상, 무대책이 계속된다면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전공의와 소통을 강화하고, 의협이 주도하는 단일한 의료계 창구를 만드는 데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