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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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멜론과 플로, 지니뮤직 등 주요 음원 플랫폼에 ‘가족 요금제’ 형태의 결합 요금제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계정 하나에 해당하는 구독료를 내고 4~5명이 함께 이용하게 하는 식이다. 정부가 통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이어 음원 구독료까지 손을 대는 모양새다.

1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주요 음원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결합 요금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이 제안은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 음원 플랫폼 주요 사업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추가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방안은 정부 차원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꺼낸 기획으로 전해졌다. 음원 플랫폼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들자는 설명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획일화된 기존 요금제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월 1만3000~1만5000원 안팎에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만드는 식이다. 한 명당 월 3250~3750원만 내는 셈이다. 가격대나 이용 인원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

국내에서 가족 요금제를 허용하는 곳은 애플뮤직뿐이다. 토종 플랫폼들은 계정당 월 1만원 안팎의 이용료에 ‘무제한 듣기’를 제공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한다.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계정을 공유할 수는 있지만, 동시 접속 및 듣기는 제한된다.

음원 플랫폼 사업자 대부분 정부의 제안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이용자 수나 이용 횟수가 늘어나겠지만,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어서다. 기존 계정을 해지하는 소비자들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정부 차원에서 압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양한 신규 상품 개발, 저작권료 징수 규정 개편 등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하며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통신사 등을 상대로 요금 인하를 요구 중이다. 지난 2월엔 OTT 사업자에 구독료를 낮출 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지은/황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