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외환당국은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1400원선 위협…"필요시 개입" [한경 외환시장 워치]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14일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과도한 환율 움직임에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1원30전 오른 1375원40전에 마감했다. 한 주 전과 비교하면 22원60전 높은 수준으로,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10일(1377원50전) 이후 17개월 만의 최고치다.

외환시장에선 주말 사이 이란이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이면 시장에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해 시장이 일부 오해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금통위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고환율을 용인하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이다. 당시 이 총재는 최근 1360원대 환율에 대해 의견을 묻자 “개인과 기관들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선진국형 외환시장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 총재도 간담회 당시 ‘환율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환율을 안정시킬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허세민/강진규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