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100달러 시간문제…더 멀어지는 Fed 금리 인하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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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앞두고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금리 인하가 더욱 미뤄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0.8%(0.71달러) 오른 배럴당 90.45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92달러를 넘어 92.18달러를 기록,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브렌트유는 국제유가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유종이다.
미국 유가 지표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역시 같은 날 장중 87.67달러를 기록,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0.75%(0.64달러) 오른 배럴당 85.66달러였다. 올해 첫 거래일 배럴당 75.89달러, 70.38달러(종가 기준)였던 브렌트유와 WTI 선물 가격은 이날까지 누적 19%, 22% 상승했다. 이란이 주말 새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할 거란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자 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13일(현지시간) 밤 이란은 300개 이상의 드론(무인기)과 미사일을 동원한 공습을 실제로 단행했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급 지휘관 7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 공격이었다. 양국은 오랜 기간 숙적이었지만,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월가에선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 세계로 유통량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800만배럴의 원유가 매일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주변 정세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석유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후 첫 영업일인) 15일(현지시간) 거래가 시작되면 유가는 당연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US뱅코프자산운용의 롭 하스 선임 전략가도 “가자지구 분쟁의 확대는 유가에 작용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에너지 담당 수석 국장으로 근무했던 밥 맥널리 라피단에너지그룹 창립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유통에 차질이 생기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 또는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라피단에너지그룹이 제시한 유통 차질 확률은 30%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원유 생산량이 세 번째로 많은 이란이 미국 등 서방국의 제재에 추가 감산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스 전략가는 “갈등 고조와 이에 따른 제재 강화는 이란이 원유 생산을 더욱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추가 제재의 속도와 강도, 이에 따른 이란의 추가 감산 가능성 등이 변수”라고 짚었다.
시장의 관심은 이스라엘의 맞보복에 쏠려 있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이스라엘의 반응에 달려 있다”고 했다. 컨설팅업체 FSE의 이만 나세리 중동 담당 매니징디렉터는 블룸버그통신에 “유가에는 이미 배럴당 10달러의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고, 이스라엘의 추가 보복에 따라 배럴당 2~5달러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욱 밀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가 상승으로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여부가 한층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에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4일(현지시간) “중동 긴장 고조는 Fed가 금리 인하에 대해 더욱 신중한 접근법을 채택해야 할 이유를 추가했다”고 했다. 다만 “통화 정책에까지 영향을 주려면 유가 상승세가 더욱 큰 폭으로 지속돼야 하며, 미국보다는 유럽 시장의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지난 12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0.8%(0.71달러) 오른 배럴당 90.45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92달러를 넘어 92.18달러를 기록,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브렌트유는 국제유가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유종이다.
미국 유가 지표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역시 같은 날 장중 87.67달러를 기록,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0.75%(0.64달러) 오른 배럴당 85.66달러였다. 올해 첫 거래일 배럴당 75.89달러, 70.38달러(종가 기준)였던 브렌트유와 WTI 선물 가격은 이날까지 누적 19%, 22% 상승했다. 이란이 주말 새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할 거란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자 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13일(현지시간) 밤 이란은 300개 이상의 드론(무인기)과 미사일을 동원한 공습을 실제로 단행했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급 지휘관 7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 공격이었다. 양국은 오랜 기간 숙적이었지만,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월가에선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 세계로 유통량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800만배럴의 원유가 매일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주변 정세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석유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후 첫 영업일인) 15일(현지시간) 거래가 시작되면 유가는 당연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US뱅코프자산운용의 롭 하스 선임 전략가도 “가자지구 분쟁의 확대는 유가에 작용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에너지 담당 수석 국장으로 근무했던 밥 맥널리 라피단에너지그룹 창립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유통에 차질이 생기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 또는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라피단에너지그룹이 제시한 유통 차질 확률은 30%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원유 생산량이 세 번째로 많은 이란이 미국 등 서방국의 제재에 추가 감산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스 전략가는 “갈등 고조와 이에 따른 제재 강화는 이란이 원유 생산을 더욱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추가 제재의 속도와 강도, 이에 따른 이란의 추가 감산 가능성 등이 변수”라고 짚었다.
시장의 관심은 이스라엘의 맞보복에 쏠려 있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이스라엘의 반응에 달려 있다”고 했다. 컨설팅업체 FSE의 이만 나세리 중동 담당 매니징디렉터는 블룸버그통신에 “유가에는 이미 배럴당 10달러의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고, 이스라엘의 추가 보복에 따라 배럴당 2~5달러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욱 밀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가 상승으로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여부가 한층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에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4일(현지시간) “중동 긴장 고조는 Fed가 금리 인하에 대해 더욱 신중한 접근법을 채택해야 할 이유를 추가했다”고 했다. 다만 “통화 정책에까지 영향을 주려면 유가 상승세가 더욱 큰 폭으로 지속돼야 하며, 미국보다는 유럽 시장의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