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내원객과 환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1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내원객과 환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총선 이후에도 의정(醫政) 갈등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총선 이후 첫 입장에서 의료 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전공의들은 이에 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양측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타협 가능성도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의료 개혁 의지는 변함없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 4대 과제는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총선 직전인 9일부터 비공개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이어왔다. 그사이 정부는 언론 질의에 답하는 브리핑도 따로 열지 않았고, 의료 개혁의 방향성에 관한 정부 방침에 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날 열린 중대본 회의는 총선 이후 닷새 만에 열렸지만, 의료 개혁을 이어가겠다는 당초 정부의 뜻을 재확인했다. 이날 역시 따로 브리핑은 하지 않았지만, 초미의 관심사였던 의료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만은 다시 밝혔다.

조 장관은 의료계에 "집단행동을 멈추고 조속히 대화에 나서주시길 바란다"며 "2025년도 대입 일정을 고려할 때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으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통일된 대안을 조속히 제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이고 통일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며 의대 증원 규모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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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공의들, 복지부 차관 직권남용 혐의 고소

정부의 이러한 입장에 '맞불'이라도 놓듯 이날 전공의 1360명은 박민수 복지부 차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박민수 차관은 이번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을 주도하면서 초법적이고 자의적인 명령을 남발해 왔다"며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는 절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 20일 정부에 7대 사항을 요구했으며, 이들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의 7대 요구사항은 △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 대상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전공의들과 보조를 맞추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의협은 전날 브리핑에서 "의사단체의 단일한 요구는 의대 증원의 원점 재논의"라는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대한전공의협의회 위원장,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협, 개원가 모든 직역이 총망라해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재논의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열심히 같이 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