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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밤하늘 1조8000억 불꽃놀이, RTX 주가도 상승 [글로벌 종목탐구]
글로벌 종목 집중탐구
이스라엘에 아이언돔 시스템 공급
이란의 300기 미사일, 드론 완벽 방어
토마호크, 페트리어트 미사일도 수요 급증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의 주요 부품과 탄약을 공급하는 미국 방산·우주항공 기업 RTX(옛 레이시온 테크놀러지) 주가가 상승세다. 이란이 지난 13일 이스라엘을 향해 날린 300여기의 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대부분 요격해낸 이스라엘의 다중 방공시스템에 눈길이 쏠리고 있어서다. RTX는 지상과 공중·해상에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비롯해 베스트셀러 저고도 방공 미사일 패트리어트와 중·고고도 방공 미사일 시스템 SM시리즈 등 다양한 무기를 제작·공급한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동에서도 전쟁이 벌어지면서 서방의 첨단 미사일과 방어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RTX는 다른 방위산업 관련 기업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항공기 엔진 리콜 문제와 미국 정부의 예산안 통과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페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 사진=RTX제공
페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 사진=RTX제공

전쟁 특수에 군수산업 활황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RTX의 주가는 전일 대비 0.82% 오른 100.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연초에 비해선 18% 이상 오른 수준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27%나 급감하는 큰 타격을 입은 이 회사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실적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743억1000만달러(약 103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블룸버그 전망치에 따르면 전쟁 특수로 올해 매출은 787억6000만달러, 영업이익은 9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미사일 등 무기를 보충해야 하는 서방 선진국들의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RTX의 방산 부문 레이시온은 우크라이나의 전장에서 암람 공대공 미사일과 패트리어트 시스템 등의 매출이 늘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들어선 미국 의회가 아직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은 탓에 매출 실적을 올리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
중동 밤하늘 1조8000억 불꽃놀이, RTX 주가도 상승 [글로벌 종목탐구]
작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미국 상위 6개 방산 그룹의 수주 잔고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5080억달러(약 70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후에도 미 해군과 공군은 홍해의 상선 통항을 막아선 예멘 반군과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단체 등을 상대로 빠르게 미사일을 소진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지난 13일 이란의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막아내는 데 1조8000억원을 사용할 정도로 대량의 무기를 소모하고 있다.

우주개발 르네상스도 실적에 호재

제트 엔진과 항공 교통신호 통제장치나 민간공항 관제 장치 등의 민간부문과 우주 개발 부문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항공기 주문이 늘어나고 있고, 세계 각국의 우주 탐사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RTX의 엔진 자회사인 프랫앤드휘트니와 항공 시스템 및 기내 장비 전문 자회사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 등은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프랫앤드휘트니의 엔진이 장착된 F-35 전투기가 영국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호 활주로에서 대기중이다. / 사진=RTX제공
프랫앤드휘트니의 엔진이 장착된 F-35 전투기가 영국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호 활주로에서 대기중이다. / 사진=RTX제공
다만 엔진 리콜 문제로 인한 수익 감소 폭이 주가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프랫앤드휘트니 엔진을 장착한 에어버스 A320네오 등 여객기 중 일부가 엔진 부품 결함으로 운항을 못하는 상태다. RTX의 공시에 따르면 이 같은 항공기가 350~600여대에 달하며, RTX는 프랫앤드휘트니 엔진 리콜과 관련해 미국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RTX는 "엔진을 수리하고 항공사 등의 손해를 보상하는 데 최대 70억 달러의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밝혔다. 닐 미칠(Neil Mitchill) RTX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고객사와 협상이 진행 중이며 예상한 범위 안에서 합의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콜 비용이 과대 평가됐다는 의견도 있다. 웰스파고는 RTX의 목표 주가를 120달러로 높여 잡고 매수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메튜 에이커스 웰스파고 연구원은 "RTX의 주가는 엔진 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과도하게 저평가돼있고, 투자 심리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밤하늘 1조8000억 불꽃놀이, RTX 주가도 상승 [글로벌 종목탐구]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