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앞장서서 올리더니…교촌치킨 개미들 '분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교촌에프앤비, 1위에서 3위까지 추락
상장 후 주가 75% 폭락…1년새 16% 밀려
물타기 지친 주주들 "해도해도 정말 너무한다"
상장 후 주가 75% 폭락…1년새 16% 밀려
물타기 지친 주주들 "해도해도 정말 너무한다"
"치킨값을 7800원(현 주가 수준)으로 내리든가, 주가를 치킨값으로 올려놓든가…"
"닭값을 내리라고 하니 주가를 내리는 교촌이네요." (종목토론방)
'치킨업계 빅3' 유일 상장사인 교촌치킨(운영사 교촌에프앤비) 종목토론방은 '초상집 분위기'다. 치킨값과 배달비 인상에는 매번 선제적으로 나섰던 교촌치킨이 주가에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 주가는 전날 7860원으로 60원(0.76%) 하락했다. 주가는 지난해 10월 말 6990원 저점을 찍은 뒤 천천히 상승해 8000원선에 올라섰지만 최근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기간을 넓혀보면 주가는 최근 1년간 약 16% 빠졌고, 상장(2020년 11월 12일) 이후로는 75%가량 급락했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의 '팔자'세가 두드러졌다. 1년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억8579만원어치, 3268만원어치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이 홀로 3억2769만원어치 팔아치웠다.
교촌치킨은 빅3 중 유일하게 매출이 꺾였다.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4259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240억원으로 738.5% 증가한 게 위안 거리지만, 영업이익 개선은 지난해 4월 교촌이 선제적으로 간장 오리지날과 허니콤보 등 대부분 메뉴 값을 인상한 영향으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 자체가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더구나 교촌은 지난해 매장을 10곳이나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매장 확대 전략을 폈다. 그런데도 매출이 뒷걸음질한 것은 그만큼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브랜드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은 게 근본적인 악재다. 매번 치킨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인식이 소비자에게 각인돼 있어 틈만 나면 공격대상이 되곤 한다. 교촌치킨은 지금까지도 소비자 원성을 사고 있는 '배달비'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해 유료화를 공식화한 기업이다.
교촌치킨은 2021년 말 선도적으로 제품가격을 평균 8.1% 올리면서 다른 주요 업체들의 인상 도미노를 이끌어냈다.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4월에도 값을 최대 3000원 올리며 다시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그 해 말 bhc가 뿌링클 등 주요 제품 값을 3000원 올렸고 굽네치킨은 전일 고추바사삭을 비롯한 9개 메뉴 가격을 1900원씩 인상했다. 같은 날 파파이스도 메뉴 가격을 평균 4% 올린다고 공지했다.
통상 업황이 좋을 때는 업계 유일한 상장사인 점이 긍정적이다. 기대감에 따른 기업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독점적으로 빨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황이 악화되면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미들은 하나둘 이 주식을 떠나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10거래일 중 3거래일은 교촌에프앤비 주식 거래량이 6000주 수준에 머물렀다. 이 사흘간의 평균 거래대금은 5000만원도 안 된다. 연간 사업보고서를 비교해 보면 교촌에프앤비 소액주주 수는 지난 한 해 동안 기존 3만705명에서 2만7383명으로 약 11%나 급감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식 보유 비중은 기존 27.51%에서 28.66%로 오히려 늘었다. 주주 수가 줄었음에도 이들의 소유 주식 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물타기'에 나선 주주들이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회사 종목토론방에서 한 주주는 "재작년 2만원대 들어갔다가 1만7000원에 손절했다. 지금까지 들고 있었다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주주 보기를 '닭'으로 여기는데, 대체 상장을 왜 한 것이냐"고 말했다. 다른 한 주주는 "3년간 버티는 중인데 징글징글하다. 이제는 없어진 주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닭값 올리듯 주가도 올려봐라"고 적었다.
사측도 부진했던 주가가 의미있는 반등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킨값의 경우 당장으로선 올해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도 전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대비 성장 기조로 가고 있으며, 1분기와 2분기 실적은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수준으로 양호하게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주가 역시 실적에 선행하는 만큼, 지난해 말 저점을 찍은 뒤 올 들어서는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치킨값 인상으로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앞으로 시간이 걸려 성실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은 당장 없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닭값을 내리라고 하니 주가를 내리는 교촌이네요." (종목토론방)
'치킨업계 빅3' 유일 상장사인 교촌치킨(운영사 교촌에프앤비) 종목토론방은 '초상집 분위기'다. 치킨값과 배달비 인상에는 매번 선제적으로 나섰던 교촌치킨이 주가에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 주가는 전날 7860원으로 60원(0.76%) 하락했다. 주가는 지난해 10월 말 6990원 저점을 찍은 뒤 천천히 상승해 8000원선에 올라섰지만 최근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기간을 넓혀보면 주가는 최근 1년간 약 16% 빠졌고, 상장(2020년 11월 12일) 이후로는 75%가량 급락했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의 '팔자'세가 두드러졌다. 1년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억8579만원어치, 3268만원어치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이 홀로 3억2769만원어치 팔아치웠다.
'1위' 빛났던 교촌, 어쩌다 3위로…주가도 곤두박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부로 국내 치킨 빅3의 매출 순위는 bhc, 제너시스BBQ, 교촌치킨 순으로 재편됐다. 2014년 업계 1위에 오른 뒤 8년 동안 선두를 달린 교촌치킨은 2022년 bhc에 왕좌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지난해 제너시스BBQ에 밀려 업계 3위까지 추락하게 됐다.교촌치킨은 빅3 중 유일하게 매출이 꺾였다.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4259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240억원으로 738.5% 증가한 게 위안 거리지만, 영업이익 개선은 지난해 4월 교촌이 선제적으로 간장 오리지날과 허니콤보 등 대부분 메뉴 값을 인상한 영향으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 자체가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더구나 교촌은 지난해 매장을 10곳이나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매장 확대 전략을 폈다. 그런데도 매출이 뒷걸음질한 것은 그만큼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브랜드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은 게 근본적인 악재다. 매번 치킨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인식이 소비자에게 각인돼 있어 틈만 나면 공격대상이 되곤 한다. 교촌치킨은 지금까지도 소비자 원성을 사고 있는 '배달비'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해 유료화를 공식화한 기업이다.
교촌치킨은 2021년 말 선도적으로 제품가격을 평균 8.1% 올리면서 다른 주요 업체들의 인상 도미노를 이끌어냈다.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4월에도 값을 최대 3000원 올리며 다시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그 해 말 bhc가 뿌링클 등 주요 제품 값을 3000원 올렸고 굽네치킨은 전일 고추바사삭을 비롯한 9개 메뉴 가격을 1900원씩 인상했다. 같은 날 파파이스도 메뉴 가격을 평균 4% 올린다고 공지했다.
통상 업황이 좋을 때는 업계 유일한 상장사인 점이 긍정적이다. 기대감에 따른 기업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독점적으로 빨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황이 악화되면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소액주주 줄었는데 비중은 늘어…"극악의 물타기 종목"
상장일이 전성기였던 만큼 교촌치킨은 현재 '물려있는' 주주들이 대부분이다. NH투자증권 MTS인 나무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교촌에프앤비에 투자 중인 3556명(총 보유수량 75만7398주)의 평균 단가는 약 1만8647원으로 이들은 평균 손실률은 49.16%다. 전체 투자자들 중 99%에 육박하는 이들이 투자자들이 이 주식으로 손실을 보는 중으로 집계됐다.상황이 이렇다보니 개미들은 하나둘 이 주식을 떠나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10거래일 중 3거래일은 교촌에프앤비 주식 거래량이 6000주 수준에 머물렀다. 이 사흘간의 평균 거래대금은 5000만원도 안 된다. 연간 사업보고서를 비교해 보면 교촌에프앤비 소액주주 수는 지난 한 해 동안 기존 3만705명에서 2만7383명으로 약 11%나 급감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식 보유 비중은 기존 27.51%에서 28.66%로 오히려 늘었다. 주주 수가 줄었음에도 이들의 소유 주식 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물타기'에 나선 주주들이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회사 종목토론방에서 한 주주는 "재작년 2만원대 들어갔다가 1만7000원에 손절했다. 지금까지 들고 있었다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주주 보기를 '닭'으로 여기는데, 대체 상장을 왜 한 것이냐"고 말했다. 다른 한 주주는 "3년간 버티는 중인데 징글징글하다. 이제는 없어진 주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닭값 올리듯 주가도 올려봐라"고 적었다.
회사측 "올해 인상 계획 없어…주가 반등 기대"
다만 원성 섞인 여론과는 달리 증권가와 회사의 주가 전망은 나쁘지 않다. 이 회사를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자재 가격 안정화에 따른 마진율 상승, 가격 인상 효과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 1분기 예상보다 긍정적인 실적을 예상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소비경기 악화에도 회사의 영업실적 개선은 가파를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 추세는 2025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사측도 부진했던 주가가 의미있는 반등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킨값의 경우 당장으로선 올해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도 전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대비 성장 기조로 가고 있으며, 1분기와 2분기 실적은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수준으로 양호하게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주가 역시 실적에 선행하는 만큼, 지난해 말 저점을 찍은 뒤 올 들어서는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치킨값 인상으로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앞으로 시간이 걸려 성실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은 당장 없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