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꼬리표' 제재에…非러시아산 알루미늄, 37년래 최고치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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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꼬리표' 제재에…非러시아산 알루미늄, 37년래 최고치 [원자재 포커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433241.1.jpg)
골드만 "중국, 터키가 대신 흡수할 것"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1987년 이후 장중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과 영국이 세계 최대 거래소에서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구리, 니켈 등의 신규 공급을 금지한 뒤 공급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니켈과 구리도 상승세를 보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장중 한때 9.4%까지 치솟았다.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전장 대비 2.8% 오른 t당 2562달러에 거래됐다. 구리는 전거래일보다 1.6% 오른 t당 9604달러에 거래됐다. 22개월여만에 최고치다. 니켈 가격도 1.5% 상승했다.
![사진=REUTERS](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ZA.36425689.1.jpg)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2년 넘게 끌고 있는 러시아의 자금줄을 압박하는 차원이다. 미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지난 2년 동안 금속 판매 대금으로 400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 업체 CRU 그룹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 세계 알루미늄의 6%, 구리의 4%, 니켈의 5%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고순도 니켈 금속의 경우 러시아산 비중이 11%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양국은 이미 다수의 개별 러시아 금속 생산업체를 겨냥한 제재를 가한 바 있지만, 이처럼 직접적인 제재는 피해왔다. 세계 원자재 시장의 혼란을 우려해서다. 특히 전 세계 팔라듐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러시아가 유럽과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 중요한 팔라듐 공급을 차단해 보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런던금속거래소 등에 러시아산 금속이 과도하게 비축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오히려 "과잉 공급이 벤치마크(기준물)의 가격을 왜곡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3월 말 기준 LME 창고의 니켈 재고 중 36%, 구리 재고 중 62%, 알루미늄 재고 중 91%가 러시아산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 재부부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들과의 협의 결과 금속 대부분이 잉여 상태라는 점을 파악했다"며 "이번 조치가 금속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나 생산자에게 타격을 입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산 꼬리표' 제재에…非러시아산 알루미늄, 37년래 최고치 [원자재 포커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433253.1.jpg)
다만 이번 제재는 거래소 밖에서의 러시아산 금속 거래를 막지는 못한다.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은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 금속에 대한 큰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제재가 생산량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스노든은 "중국, 인도, 터키가 미국, 영국 등 서방의 러시아산 금속 수요를 대신 흡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