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의 항복…테슬라 모델2 포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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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화요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다짐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전시내각 회의에서 반격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확한 시점은 정하지 않았지만요. 공격은 이란 영토 밖의 이란 병력이나 친이란 세력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이란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이란의 이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의 이익에 반하는 어떤 작은 행위라도 가해자에게 엄중하고 광범위하며 고통스러운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메릴에 따르면 ▶첫 번째 시나리오는 양국의 긴장이 제한적 상황에서 유지되는 것입니다. 갈등은 이어지겠지만 큰 전쟁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범위에 머무는 것이죠. 메릴은 "이런 시나리오는 잠재적으로 강한 석유 가격을 뒷받침할 것이다. 늘어나는 석유 수요와 결합되어 현재보다 배럴당 5~10달러 높은 수준의 유가가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다면적 갈등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즉 하마스,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친이란 세력을 포함한 여러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계속되는 것이죠. 불확실성이 좀 더 커지고 지정학적으로 뭐가 터질지 가시성이 낮아지게 됩니다. 이런 불확실성은 유가를 배럴당 10~20달러까지 추가로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GDP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세 번째는 양국 간 직접적 교전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긴장 고조, 친이란 세력과의 갈등을 넘어서는 가장 갈등이 높아지는 시나리오입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매파들은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타격하는 등 그동안 서로 직접 공격하지는 않는다는 교전 규칙(?)을 먼저 바꾼 만큼 이번 기회에 이란 핵시설을 파괴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월가는 직접 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스라엘의 반격 위협은 분명히 높아지고 있지만, 양국 모두 궁극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전면전을 피하려고 노력하리라 생각한다. 갈등이 큰 폭 확대되지는 않으리라는 시장 평가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16일 이스라엘 셰켈화 가치와 텔아비브 주식 시장은 모두 상승했고 브렌트유 가격은 떨어져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그러나 "이스라엘의 대응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가에 대한 배럴당 5달러 수준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은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높은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16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출발했습니다. 방향성을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요. 지정학적 불확실성뿐 아니라 통화정책적 불확실성도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은 오후 1시 15분 발언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강하게 나온 3월 소비자물가(CPI)와 고용, 소매판매 등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 불안해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1, 2월 CPI가 높았던 데 대해 '계절성이 있었고 일시적일 수 있다'라고 했던 파월 의장이 뜨거웠던 3월 CPI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약간은 매파적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다만 "이미 시장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충분히 조정한 만큼 그렇다 해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파월 의장에 앞서 아침 9시 등장한 Fed의 필립 제퍼슨 부의장은 "내 기본 전망(baseline outlook)은 정책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하락하리라는 것"이라며 "만약 들어오는 데이터가 인플레가 예상보다 더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다면 현재의 제약적 정책을 더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2월 "내 기본 전망은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한다면 올해 후반 긴축을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했었는데, 바꾼 것이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제퍼슨 부의장은 지난 2월 22일처럼 올해 금리 인하를 기본 시나리오로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제퍼슨은 또 Fed 내부 예측이라며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헤드라인 2.7%, 근원 2.8%로 추정했는데요. 이는 월가가 추정하는 각각 2.5%, 2.8%보다 높은 편입니다. 아침부터 발표된 경제 데이터도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3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14.7% 감소한 연율 132만 채로 작년 8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월가 예상(-2.7%)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3월 하락 폭은 2020년 4월 이후 최대입니다. 향후 주택 경기를 가늠하는 착공 허가 건수도 직전 달보다 4.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역시 예상(-0.4%)보다 감소 폭이 컸습니다. RSM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뜨거워지면 Fed가 금리 인하를 더 늦춰 주택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건설 활동이 둔화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3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습니다. 월가 추정과 같았습니다. 지난 2월 수치는 기존 0.1% 증가에서 0.4% 증가로 상향 수정됐습니다. 산업생산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3월 0.5% 증가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제조업 생산 증가는 최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상승에 부합하며, 공장 활동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오늘 데이터를 반영해 1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2.8%에서 2.9%로 높였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WEO)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7%로 크게 상향 조정했습니다.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3.1%에서 3.2%로 높였고요. IMF는 통화정책과 관련, 중앙은행들이 너무 섣부른 완화를 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금융여건을 더 완화시키고, 디스인플레이션의 마지막 과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억제해야 한다.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는 데이터에 의존해야 하며, 국가별 상황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파월 발언을 앞두고 보합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채권 시장에서 국채 수익률은 2~3bp 오른 상태에서 오후 1시 15분이 되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데이터는 분명히 더 큰 확신을 주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갈 것이라고 확신하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라고 밝혔습니다. 1, 2월 뜨거운 CPI에 대해 "일시적 장애물"(bumps on the road)일 수 있다고 했던 그는 3월 CPI까지 높게 나온 데 대해 "추가 진전이 부족"(lack of further progress)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올해 후반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불확실성이 도입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모두 매파적으로 해석됐습니다. 이 발언이 나온 뒤 3대 지수는 모두 하락세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잠깐 5%를 넘어섰고, 달러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정책이 우리가 직면한 위험을 처리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 시장의 강세와 지금까지의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제약적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시간을 더 두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어도 현재 금리가 제약적이기 때문에 올리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어제 UBS가 기준금리가 6.5%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등 최근 월가 일부에서 금리 인상론을 다시 꺼내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 방안을 배제한 이 발언은 약간은 비둘기파적으로 작용했습니다. 3대 지수가 다시 0.5% 안팎까지 오르기도 했던 이유입니다. WSJ의 티미라오스 기자는 '파월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뒤로 미뤘다'(Powell Dials Back Expectations on Rate Cut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파월 의장은 1분기 확고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올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지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3개월 연속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온 뒤 Fed의 전망에 분명한 변화가 있음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희망은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썼습니다.
에버코어ISI는 "파월의 발언은 Fed의 금리 인하가 이제 6월을 지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의 말은 올해 7월부터 두 차례 인하하는 '플랜 B'와 일치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실망이 더 지속하면 금리를 더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KPMG의 다이언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마침내 마지못해 항복했다. 그는 금리 인하와 연착륙/노랜딩 시나리오에 대해 가장 희망적인 사람 중 하나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파월 발언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뒤로 더 밀렸습니다. 오후 4시 15분께 시카고상품거래소 Fed 워치 시장에서의 6월 금리 인하 베팅은 전날 20%에서 17%로 떨어졌고, 9월이 되어야 베팅 확률이 50%를 넘습니다. 또 올해 인하 폭에 대한 기대는 40bp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국채 금리는 또 상승했습니다. 오후 4시 15분께 10년물 수익률은 3.5bp 오른 4.663%, 2년물은 4.3bp 상승한 4.981%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 수익률은 파월 발언 직후 5.011%까지 뛰기도 했습니다. 윤제성 뉴욕생명 자산운용 CIO는 "TLT(20년 이상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가 한때 87.5달러까지 내려갔다. 조금 사볼 수도 있지만 단 며칠만 보유할 수도 있다. 위험하지만 유혹적이다. 만약 데이트레이딩을 한다면 해볼 만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장기 금리가 단기에 급하게 올랐다는 것이죠. 윤 CIO는 단기적으로 10년물 거래범위를 4.2, 4.3%에서 4.8%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만약 1년 뒤 10년물 수익률이 어디에 있을지 추측해야 한다면, 제 추측은 5.5%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5%를 보기보다는 4.5%를 먼저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레버리지된 채권 ETF를 보유한 투자자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지금은 레버리지를 쓸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달러는 5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16% 올라 106.373으로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선을 넘어서는 '골든 크로스'가 발생했습니다. 유럽연방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큰 충격이 없다면 제약적 통화정책을 완화할 시기로 향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과는 다른 어조입니다. 그동안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해온 MUFG는 "달러 약세 전망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6월 FOMC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고 ECB 등은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달러 매수를 권한다. 그러나 Fed의 금리 인하는 단지 지연될 뿐이며 7월까지는 완화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더 나올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놀라운 상승은 주거비 탓인데, 이는 앞으로 둔화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증거나 나타나기 전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0.07% 올린 7.1028위안에 고시했는데요. 이는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것이란 관측을 불렀습니다. 그래서 역외 시장에서 역외 달러-위안은 한때 7.2829위안까지 올랐죠. 중국은 어제 1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4.8%)보다 높은 5.3%로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3월 산업생산은 4.5% 증가해 예상치 5.5% 증가에 뒤처졌고, 소매판매는 지난달 3.1% 증가해 예상치 4.5%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이에 환율 절하를 통해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 것이죠. ING는 "인민은행이 환율을 절하 고시한 것은 위안화 약세를 압박하는 시장 압력에 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민은행이 절하를 허용하기 시작하면 세계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현재 달러 강세 추세에 맞서 싸우는 것은 매우 어렵고 ICE 달러 인덱스는 107을 향한 추세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르락내리락 요동치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결국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17% 올랐지만, S&P500 지수는 0.21%, 나스닥은 0.12%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나이티드헬스가 5.22% 오른 데 힘입은 것입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1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을 상회했으며, 올해 연간 이익 전망(주당 27.50~28달러)을 재확인했습니다. 월가 추정 27.50달러보다 나은 편입니다.
AI 테마 등 기술주에 수요가 몰렸습니다. 슈퍼마이크로는 10.6% 뛰었고 엔비디아(1.64%), AMD(1.96%), ASML(2.31%) 등이 상승 폭이 컸습니다. 다만 실적 부진이 전망되는 애플(-1.92%)과 테슬라(-2.71%)는 큰 폭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시가총액이 잠시 5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올해 들어 37% 떨어진 탓입니다.
전기차 전문 미디어인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저가형 모델 2 개발을 실제로 미뤘음을 확인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지난주 로이터는 “테슬라가 오랫동안 약속했던 저가형 자동차를 취소했다”라고 전했었죠. 당시 일론 머스크 CEO는 해당 보도를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었습니다. 일렉트렉은 "내부적으로 'NV9'이라고 불렸던 모델 2 개발 프로그램이 연기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소'됐다고 하는 데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테슬라가 모든 자원을 로보택시 개발에 투입하고 있으므로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흔들리고 있다. 머스크는 작년 12월 NV9가 (내부적으로) 2024년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은 최근 완전히 취소되었고, 오늘 발표된 정리해고 일환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많은 사람이 해고되었다. 머스크는 대신 로보택시 프로젝트를 위한 거대한 데이터 센터 확장에 집중하기를 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이미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으며 머스크가 밀고 있는 8월까지 완료될 수 있을지 심각한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썼습니다. 금리 인하가 늦춰지면 불리한 경기 순환 업종인 부동산(-1.77%)과 소재(-0.74%) 금융(-0.62%) 업종 등이 하락세를 주도했습니다. KBW지역은행지수(KRX)는 1.4% 하락하며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마감했습니다. 소형주인 러셀2000 지수는 0.42% 내렸습니다.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변동성이 상당히 커지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는 반등할 수 있지만, 변동성 위험은 여전히 높다. 강력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는 올해 말까지 늦춰졌다. 시장은 조정을 받고 있고, 이는 늦은 감이 있다. 이번 내림세는 아마도 좋은 매수 기회로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상황이 개선되고 안정화 조짐이 보일 때까지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장의 희망은 여전히 실적입니다. 블랙록은 "탄탄한 일자리 증가는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 왔다. 이는 기업이 마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기술 업종은 강력한 성장과 탄력적 마진이 결합하여 전체 이익을 높여왔다. 지난 12개월 동안 소비재와 기술 업종이 이익 성장을 주도했지만 앞으로 다른 업종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재, 원자재, 헬스케어 및 에너지 분야에서 선별적 기회를 찾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워낙 지정학적 위기와 Fed 움직임에 가려서 주목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1분기 어닝시즌은 예상보다 낫게 출발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실적을 내놓은 39개 S&P500 기업 중 82%가 컨센서스 추정치를 넘었습니다. 오늘도 유나이티드헬스 뿐 아니라 존슨앤드존슨,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모두 예상을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1분기 매출 259억8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83센트를 벌었습니다. 월가의 254억6000만 달러, 76센트를 넘는 것이죠. 특히 JP모건, 씨티 등은 순이자이익(NII)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NII 141억 9000만 달러로 월가 추정(139억3000만 달러)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3.53%나 급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불길하게 느낄 만한 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대손상각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4분기 4억 달러였던 게 1분기에 15억 달러로 증가한 것이죠.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손실이 급증한 탓입니다. 또 보유 국채가 많은데, 최근 10년물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미실현손실이 커지고 있습니다. 은행은 작년 말 980억 달러에 달했던 채권 미실현손실이 오늘 109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