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모평 결과 나오면 뭐 하나요"…학교 현장 '대혼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의대정원, 무전공, 간호대 증원 모두 불확실
시계 제로에 학교 현장은 혼란
시계 제로에 학교 현장은 혼란
“3월 모의평가 결과가 나오면 뭐 하나요. 지금 성적으로 어느 학교, 어느 학과를 갈 수 있을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어요.”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학교 현장은 전에 없던 혼란을 겪고 있다. 최상위권 모집정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도미노처럼 모든 성적대의 학생들이 ‘시계 제로’ 상황에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내년도 입시가 이렇게 불안한 것은 정말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입시 상황이 불확실해진 가장 큰 이유는 의대 증원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며 대학별 배분을 마쳤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여전하다. 한 학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갑자기 의대 증원을 내년으로 미루는 것 아니냐, 의대 증원 숫자를 바꾸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의대를 준비하려던 직장인들도 머뭇거리며 등록을 망설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뿐 아니다. 내년부터 간호대 입학정원을 1000명 늘리기로 한 것도 입시를 가를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간호대는 최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모든 학생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계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크다”며 “의대와 함께 불확실성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정원 1000명에 대한 정원 배분 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했다“며 ”다음 달 모집 요강 공고에 무리 없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무전공 확대에 따른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무전공 선발 확대 비율에 따라 재정지원사업 정성평가에 반영해 가점을 주기로 했다. 무전공을 늘리면 많게는 수십억 원의 지원을 받게 되는 셈이라 학과별 정원 조정이 불가피하다. 한 학원 관계자 ”의대, 간호대, 무전공, 교대 정원 조정까지 겹쳐 말그대로 혼란 상항“이라며 ”당장 내년도 입시가 이렇게 불확실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고등교육법에 따라 이번 달 말까지 발표해야하는 2026학년도 대입 시행규칙도 절차 마무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내년 의대 정원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2026학년도 정원을 얼마로 써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배정해준 인원보다 적게 쓸 수 없는 상황에서 향후 의정 대화를 통해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며 ”빈칸으로 적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학교 현장은 전에 없던 혼란을 겪고 있다. 최상위권 모집정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도미노처럼 모든 성적대의 학생들이 ‘시계 제로’ 상황에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내년도 입시가 이렇게 불안한 것은 정말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학 입시 불확실성 역대 최고
1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3월 모평 성적표가 배부됐다. 2025학년도 대학입시를 앞둔 첫 전국단위 모의고사로 선택과목 별 격차, 지원 가능한 학과 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예년과 달리 3월 모평이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원 관계자는 “3월 모평 결과를 봐도 어느 학교, 어느 학과에 갈 수 있을지 전혀 짐작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입시상담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말했다.입시 상황이 불확실해진 가장 큰 이유는 의대 증원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며 대학별 배분을 마쳤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여전하다. 한 학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갑자기 의대 증원을 내년으로 미루는 것 아니냐, 의대 증원 숫자를 바꾸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의대를 준비하려던 직장인들도 머뭇거리며 등록을 망설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뿐 아니다. 내년부터 간호대 입학정원을 1000명 늘리기로 한 것도 입시를 가를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간호대는 최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모든 학생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계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크다”며 “의대와 함께 불확실성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정원 1000명에 대한 정원 배분 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했다“며 ”다음 달 모집 요강 공고에 무리 없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무전공 확대에 따른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무전공 선발 확대 비율에 따라 재정지원사업 정성평가에 반영해 가점을 주기로 했다. 무전공을 늘리면 많게는 수십억 원의 지원을 받게 되는 셈이라 학과별 정원 조정이 불가피하다. 한 학원 관계자 ”의대, 간호대, 무전공, 교대 정원 조정까지 겹쳐 말그대로 혼란 상항“이라며 ”당장 내년도 입시가 이렇게 불확실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입만 보는 대학들
입시 현장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은 정확한 정원 확정을 망설이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전국 대학은 이달 말까지 의과대학을 포함한 모든 학부·학과별 정원을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이 관련 자료를 내지 않으면서 대교협은 신청 기간을 다음 달 중순으로 미뤘다.여기에 고등교육법에 따라 이번 달 말까지 발표해야하는 2026학년도 대입 시행규칙도 절차 마무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내년 의대 정원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2026학년도 정원을 얼마로 써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배정해준 인원보다 적게 쓸 수 없는 상황에서 향후 의정 대화를 통해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며 ”빈칸으로 적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