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여놓고 먹을래요"…명동서 포착된 일본인, 손에 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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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서 한국 과자점 인기몰이 중
화장품 쓸어담듯 '과자 쓸어담기'
가성비·독특함에 외국인들 몰려
화장품 쓸어담듯 '과자 쓸어담기'
가성비·독특함에 외국인들 몰려
"일본의 돈키호테 느낌도 나고 좋아요."
최근 명동의 한 과자 할인점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나코(33)는 양손에 과자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쌀강정, 쌀과자, 찰떡 쿠키 등 각종 한국 과자가 그의 바구니에 담겼다. 한국 과자 특유의 고소함이 매력적이라는 그는 "간식을 집에 쌓아두고 먹는 걸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나코 같은 외국인을 겨냥한 과자 전문점이 명동에서 큰 인기를 끄는 분위기다. 한국 과자의 인기는 인플레이션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면서도 한국 만의 독특한 디저트 문화를 경험하려는 외국인들의 소비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 세계서 '한국 과자' 폭풍 검색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명동 거리 곳곳의 과자 할인점이 외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실제 전 세계에서 한국 과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검색량 지표 구글 트렌드에서 한국 과자 관련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는 키워드인 'korean snack', 'korean biscuit', 'korean cookie'의 전 세계 검색량은 우상향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지표는 가장 높을 때를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검색량을 나타낸다. 실제 명동 과자 할인점에서 만난 대부분 외국인들은 구글 검색을 통해 한국 과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있었다. 각종 여행사, 개인 블로그에는 '사야만 하는 한국 과자', '최고의 한국 과자' 등 제하의 콘텐츠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과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플랫폼에도 한국 과자를 다룬 콘텐츠가 수백만 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도 인기 요인이 되고 있다.
한 과자 할인점에서 만난 한 서양인 커플은 "제일 인기가 많은 과자류가 무엇이냐"며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가게에선 한국의 홍삼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눈여겨보고 2~3개씩 쟁여가는 말레이시아인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이들은 인터넷을 검색해가며 "이 제품보다 다른 게 더 후기가 많고 싸다"며 꼼꼼하게 체크해 물건을 담았다.
한국에서는 인기가 시들해진 아몬드류도 외국인들에게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허니버터 아몬드'로 알려진 견과류 가공기업 '바프'(HBAF)는 명동에만 아몬드 스토어 4곳을 개점했는데 모두 외국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화려·가성비' 찾는 외국인들에게 딱
명동 상권 관계자는 "외국인들도 명동에 와서 돈 쓰는 곳이 나름 정해져 있다"며 "싸게 판매하는 과자 할인점에 많이 몰리는데, 명동에서도 이렇게 유독 싸게 팔리는 곳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모여든다"고 말했다.서울시 관광협회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특히 저렴하고 괜찮은 한국 제품들을 대량으로 구매해가는 경우가 많아서 '텍스프리(Tax-Free)를 어디서 할 수 있냐', '얼마 이상 구매해야 텍스프리를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국 과자는 포장부터 화려하고 변화가 거의 없는 외국 과자와 달리 트렌드가 빨리 변한다"며 "가성비도 훌륭하고 선물하기에도 좋기 때문에 유달리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현보/김세린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