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고환율 현상에 대해 “(지정학적) 쇼크가 있을 때 환율이 움직이는 건 당연한 기능이지만 어느 한쪽으로 쏠림현상이 있는 것은 당국자로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확전 가능성으로 환율, 유가 등이 불안해지는 것을 두고는 상황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이런 지정학적인 문제가 얼마나 갈 것인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최근 이란, 이스라엘 문제는 미국도 깊이 관여하고 있고 세계 모든 나라들이 확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해결될 수 있는 요소가 있고, 대부분의 컨센서스는 본격적인 전쟁으로 확전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총리는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국정과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로서 책임을 느껴 사의를 표명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개각은 상황에 따라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로, 항상 열려있는 문”이라고 밝혔다.

총선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을 묻는 질문에 “어려운 개혁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해 힘을 보태주고,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여야 정치권이 협조를 해주는 것이 아주 필수적”이라며 “그런 노력에 있어 정부가 충분히 하지 못했고, 국민과 함께 가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은 분명히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어떤 정책이 갑자기 던져지는 게 아니고, 어떤 국민과 국회의원이 봐도 국익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지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런 노력이 많이 부족해 국정과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로서 누가 뭐라고 해도 책임을 느껴 사의를 표명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불통이 결국 총선에서의 여당 참패로 이어졌다는 해석에 대해선 “불통에 관한 지적은 행정부 전체가 책임져야 하는 일로, 특히 총리로서 그 책임감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며 “앞으로 정치권과 협치를 통해 협력을 끌어내고, 국민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하나의 의견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에 대해서는 “의대 정원 증원은 의료개혁 중 일부로, 희망 정원에 대해 의료계로부터 마지막까지 답변을 받지 못해 참 아쉬움이 있다”며 “우리(정부)가 더 상대방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환자 곁을 떠나버리는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료계가 합리적·구체적 안을 갖고 온다면 숫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금도 의료계의 반응과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해 과학기술계의 반발이 일었던 것에 대해선 “올해 분명히 R&D 예산이 훨씬 늘어날 것이고, 제대로 쓰인다는 확신이 있다면 다른 걸 줄여서라도 R&D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고 정부와 대통령은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R&D 종사자들을 정부가 100% 잘 설득해서 구조조정에 동의를 구하는 일이 부족했다”며 “지난해에 진통을 겪으면서 방향을 틀었기 때문에 올해는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더 많은 재원을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넣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채영기자 chae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