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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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에 60억달러(약 8조 28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미국이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마이크론에 6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조금 외에 대출금 지원 규모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상무부는 이르면 다음 주 구체적인 지원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현재 뉴욕주에 반도체 생산기지 4곳을 지을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앞서 2022년에 앞으로 20년 동안 뉴욕주에 반도체 산업에 1000억달러를 투자해 9000개의 직접 일자리와 4만개의 건설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공표한 바 있다. 본사가 있는 아이다호주에는 150억달러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해외에 생산기지를 이전할 경우와 비교하면 비용 격차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보조금과 세액 공제 등의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앞으로 10년 안에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는 업체에 보조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받는 보조금은 뉴욕주에 짓고 있는 공장 2곳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론이 연방정부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나머지 2곳은 2041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2022년 제정된 반도체 법(Chips Act)에 따른 현금 보조금 수혜 업체 중 네 번째로 많은 지원금을 받게 된다. 미국 정부는 앞서 인텔(85억달러), TSMC(66억달러), 삼성전자(64억달러)에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전에는 구형 반도체 생산업체 3곳에 보조금 총 50억달러를 지원했다. 동아시아에 집적된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으로 이전하려는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이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의 생산 역량을 늘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취지다. 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및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서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수요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